글로벌 삼성의 성공비결은 3대 패러독스 경영에 있다

삼성 경영 성공사례가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경영저널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7~8월호에 실린다.

HBR가 한국 기업 경영 스토리를 상세하게 조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아시아 기업으로는 도요타, 싱가포르에어라인에 이어 세 번째로 이 저널에 등장한다.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이 매년 10차례 발간하는 HBR는 글로벌 경영 분야의 새로운 트렌드와 이론ㆍ실무를 전달하는 `살아 있는 경영 교과서`로 꼽히며 전 세계 경영학자와 기업체 임직원, 컨설턴트 등이 구독하고 있다.

서울대 경영대는 송재용ㆍ이경묵 교수가 신흥시장 기업집단 연구에서 세계적 석학인 타룬 카나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석좌교수와 함께 `삼성 경영의 패러독스(The Paradox of Samsung`s Rise)`라는 논문을 작성했으며 21일 발간되는 HBR 7~8월호에 실린다고 20일 밝혔다.

송 교수는 "1990년대 초반 글로벌 삼류 기업에서 21세기 최고 정보기술(IT) 제조업체로 변신한 삼성의 성공 요인을 집중 분석했다"면서 "삼성 경영의 핵심은 패러독스 경영이라 말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삼성 패러독스 경영은 △대규모 조직이면서도 빠름 △다각화와 전문화 △일본식 경영과 미국식 경영의 결합 등 세 가지 유형으로 요약된다.

이 교수는 "삼성은 대규모 기업집단이면서도 일본 경쟁기업에 비해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평가했다.

또한 삼성은 반도체, 휴대폰, TV 등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지녔음에도 분야별로 세계 최고 연구개발(R&D), 디자인, 마케팅 역량을 구축해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HBR 논문이 가장 주목하는 삼성 경쟁력의 요체는 일본식 경영과 미국식 경영의 결합을 통한 `하이브리드 경영` 구축이다.

송 교수는 "삼성은 전통적으로 일본식 경영 시스템을 받아들였으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도입한 이후 미국식 경영을 적극 접목하면서 두 가지 경영의 장점을 결합한 특유의 삼성식 경영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송 교수는 논문 내용과는 별도로 삼성이 향후 수십 년간 초일류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한 과제도 제시했다.

그는 "지금까지 삼성식 경영은 `빠른 추종자` 전략 아래에서는 매우 유효했으나 애플과 같은 글로벌 선도기업 위치에 서기 위해서는 `창조적 혁신`과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또 다른 형태의 패러독스 경영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 용어설명 >

패러독스 경영 : 차별화와 낮은 원가, 거대 조직과 스피드 등 성격이 상충된 요소를 결합해 성과를 내는 개념이다. 경영학계에서는 그동안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주제다.

[매일경제 김대영 기자 / 황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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