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관리로 재도약 다지는 한국인식기술

송은숙 한국인식기술 사장(가운데)이 회사 임직원과 HRMS 마케팅 관련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
송은숙 한국인식기술 사장(가운데)이 회사 임직원과 HRMS 마케팅 관련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

사람이 자산인 시대가 됐다. 기업, 기관은 물론이고 일반인조차도 휴먼네트워크 확보에 열을 올린다. 더 많은 인적 자산과 우수한 인맥이 자사 또는 자신에게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한 휴먼네트워크는 의미가 없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언제든지 그 고리가 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덕밸리 1세대 벤처기업인 한국인식기술(대표 송은숙)이 국내 대표적인 인맥관리 시스템 전문업체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993년 창업 후 ‘글눈’을 내세워 국내 문자인식 솔루션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이 회사는 개인별 명함관리 솔루션에 이어 휴먼네트워크 관리 시스템(HRMS)을 내놓으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다졌다.

 출시 3년여 만에 국내 금융권과 대기업, 관공서, 대학 등에서 가장 많이 찾는 인맥관리 솔루션으로 자리잡았다.

 이 솔루션은 기업 및 기관 임직원들의 인적자원인 명함을 회사 내 그룹웨어나 인트라넷에 연동해 활용을 극대화하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직원이 200명인 회사가 1인당 100명의 인맥을 확보하면 약 2만명의 인맥이 한꺼번에 구축되는 셈이다. 이를 직업, 학교 등 다양한 군별로 분류하고, 부가기능을 넣어 인맥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짧은 기간 내 또 다른 변신을 시도한 한국인식기술의 경쟁력은 20년 가까이 축적된 문자인식 관련 원천 기술 및 노하우에 있다. 전 세계 다양한 종류의 문자의 형상을 떠서 텍스트 파일로 변환하는 기술은 국내 대기업조차 쉽게 흉내내기 어렵다. HRMS 솔루션의 첫 출발점인 명함을 먼저 읽는 데 가장 핵심이 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고객사가 원하는 맞춤형 시스템도 강점이다. 송은숙 사장은 “어떻게 인맥관리시스템을 구현할 것인지 기관마다 요구치가 다르다”면서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과 경험을 토대로 고객사가 원하는 맞춤형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120여개 기관 및 기업이 한국인식기술의 주요 고객사가 됐다.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전력공사, 중소기업청, 삼성그룹사장단, LG전자, 동서식품, 동양종합금융증권, 한국수출입은행, 기업은행, 한국신용평가정보 등에 솔루션을 공급했다.

 최근에는 대학교에서도 이 회사의 솔루션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이미 충주대학교와 충남대학교, 대덕대학에 채택된 데 이어 영남대, 전북대와 제품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다. 충남대의 경우 이 시스템을 적용, 지난해 발전기금 확보에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식기술이 인맥관리 분야에서 강자로 자리잡기까지는 송 사장의 부드럽지만 강력한 리더십도 큰 몫을 했다.

 “예전에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도덕적으로 보편적인 사고를 지닌 학생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하려 했는데, 회사 대표가 되고 나니 상황이 달라지더군요. 내가 만든 제품이 고객의 삶에 보다 유용하게 사용돼야겠다는 생각이 앞서게 됐습니다.”

 남편이자 회사 창업자인 이인동 박사가 과로로 세상을 떠난 후 2005년 학교 교사직을 접고 경영 일선에 나선 송 사장은 “지금도 어렵기는 하나 경영이라는 것이 매력이 있다”면서 “회사 대표를 맡아 직접 대외활동과 영업을 하면서 사고 자체가 말랑말랑해졌다. 무엇보다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대에 맞게 변화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회사가 나가야 할 방향을 만들어가겠다는 생각이다.

 회사 매출 성장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놨다. 송 사장은 “현재 연간 2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면서 “올해는 매출이 한 단계 더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 사장은 “IT 산업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다양한 IT기기들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IT기기와 자연스럽게 호환이 가능한 HRMS 솔루션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송 사장은 “스타벅스 대표가 매일 아침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자사의 커피를 들고 출근하는 것을 꿈꾸듯 우리 시스템이 전 세계 기업 곳곳에 퍼져 중추적인 정보시스템으로 자리잡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송은숙 한국인식기술 사장이 회사 비전 및 계획에 설명하고 있다.
송은숙 한국인식기술 사장이 회사 비전 및 계획에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