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감수성이 포토북 시장 깨운다

한국후지필름이 4월 출시한 오프라인 사진 출력 장비 `MK시리즈`
한국후지필름이 4월 출시한 오프라인 사진 출력 장비 `MK시리즈`

 포토북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한때 온라인에 밀려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던 오프라인 포토북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 크게 늘고 있는 것.

 한국후지필름(대표 이창균)은 지난달 말 국내 1호 크루즈 업체 팬스타라인닷컴과 멀티 이미징 키오스크 ‘MK-30’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 MK 시리즈는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을 간편하게 프린팅할 수 있는 일종의 자판기로 지난 4월 중순 공식 선보였다. 42인치 대형 LCD 터치스크린을 통해 자유롭게 편집이 가능하며 분당 15장에서 최대 30장까지 출력이 가능하다. 이후 대명콘도와 금강산콘도, 롯데마트 창원점에 추가 설치됐으며 광주와 대구, 대전 중앙로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한국후지필름은 향후 각종 테마파크와 놀이공원, 지하철 등으로 설치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대표 김천주) 역시 오프라인 포토북 브랜드 ‘캐논이 그린 세상’ 천안점을 지난 3월 오픈했다. 2009년 9월 1호점 개점 이후 2년이 못돼 11번째 오프라인 매장이 열린 것. 캐논은 2013년까지 이 매장을 200개까지 늘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500개가 목표다.

 자회사 비첸을 통해 ‘미오디오’라는 온라인 포토북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올림푸스한국(대표 방일석)은 2007년 포토북 시장 진출 이후 최근 3년 동안 연간 20%가 넘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7~8월 휴가철에는 매출의 40%를 포토북 부문에서 올리고 있다.

 포토북 등 오프라인 사진출력 수요가 늘면서 인화지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국내 인화지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한국후지필름은 필름 사진기 시장 침체 이후에도 매년 매출 규모가 10% 이상 증가해 현재 이 부문에서만 연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포토북 시장 전체 규모가 2000억원 수준이며 이 시장이 매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HP·캐논·후지제록스·신도리코 등 출력 업체들이 손쉽게 포토북을 제작할 수 있는 프린터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관련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아날로그 방식 카메라가 자취를 감추고 디지털 카메라가 대세를 이루면서 사진을 찍기만 하고 이를 실제 꺼내보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최근에는 아날로그적 감수성이 살아나고 있고 포토북을 접해본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한국후지필름이 4월 출시한 오프라인 출력 장비 `MK 시리즈`와 MK 시리즈가 설치된 호화 유람선 팬스타크루즈호
한국후지필름이 4월 출시한 오프라인 출력 장비 `MK 시리즈`와 MK 시리즈가 설치된 호화 유람선 팬스타크루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