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경영평가 정보화 반영 `없던 일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정보화 영역을 포함시키려는 유관 기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국가 전사 아키텍처(EA) 2단계 기본계획에 따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EA를 반영하려는 계획도 무산될 상황에 처했다.

 21일 기획재정부 한 관계자는 “그동안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에 정보화 영역을 포함시키는 방안이 정식으로 논의된 적도 없으며 향후에도 정보화 영역을 지표에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관계자는 “현재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로 활용하자며 각 기관에서 요구한 항목만도 2000여건에 이르는 반면에 실제 지표 항목은 20여개밖에 되지 않는다”며 미반영 이유를 덧붙였다. 정보화 영역을 별도 항목으로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행정안전부와 정보화진흥원, 공공기관경영평가단에 참여하고 있는 IT 관련학과 교수들은 경영평가 항목에 정보화관리 합리화 영역을 지표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특히 지난해 경영평가제도 편람 개선작업이 진행될 당시에는 공공기관경영평가단 내 총괄반을 중심으로 이러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기도 했다. 여기서 나온 의견 일부는 기획재정부에 전달됐다.

 현재 재정부가 경영평가의 정보화 영역 반영에 난색을 표명한 배경에는 이미 공공기관 정보화가 상당 수준에 도달해 있어 평가가 무의미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EA나 정보자원관리 영역이 매우 협소하고 객관적 평가가 쉽지 않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다.

 행정안전부는 당장은 어렵더라도 가까운 장래에 정보화 영역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EA와 정보자원관리 등에 관한 객관적 지표를 만들어 기획재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다.

 

 <뉴스의 눈>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정보화 영역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내면서 그동안 행정안전부와 IT전문가가 해온 노력은 공염불이 됐다.

 행정안전부는 국가전략위원회를 통해 마련한 국가EA기본계획에 따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EA를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또 국가정보화기본법에 따라 보안 영역을 포함해 정보자원관리에 대한 항목도 경영평가 지표에 추가하자고 주장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정부를 움직이지 못한 것은 공공기관 정보화에 대한 중요성 및 필요성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정부는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EA와 필요한 정보시스템은 모두 도입한 상태여서 이를 평가할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이다.

 IT 전문가들은 재정부의 이 같은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IT 전문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정보화 영역이 필요한 것은 도입을 했는지 안 했는지를 평가하자는 게 아니다”며 “적절하게 잘 활용하고 있는지, 정보화 진행 시 중복투자는 없었는지, 정보시스템 연계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IT 전문가들의 노력이 극히 제한적이었다는 점도 정보화 영역이 경영평가에 반영되는 데 실패한 이유 중 하나다. 현재 공공기관경영평가단에는 교수와 회계사 등 168명의 민간 전문가들이 활동한다. 이 가운데 정보화가 평가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는 단 두 명에 불과하다. 내부적으로도 공감대 형성에 실패한 셈이다.

 공공기관경영평가단에 참여하고 있는 한 전문가는 “정부는 공공기관 정보화가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것으로 평가하고 있어 IT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며 “이대로라면 현 정부 내에서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정보화 영역 반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