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이 휴대폰 두께를 더 얇게 할 수 있는 LCD 일체형 터치스크린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스크린은 AM OLED만 구현할 수 있어 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업체 중 유일하게 독점 적용해왔다. 국산 기술로 LCD 일체형 터치 상용화 길이 열림에 따라 레티나 디스플레이 등 LCD에 일체형 터치스크린이 적용된 제품도 곧 출시될 전망이다.
지투터치(대표 이성호)는 대만계 LCD 업체와 7인치 스마트패드(태블릿PC)용 ‘LCD일체형 터치스크린(OCTL)’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며, 8월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고 22일 밝혔다.
기존 기술로는 AM OLED에만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었다. LCD는 컬러필터에서 다량의 노이즈가 발생하기 때문에 일체형으로 만들면 신호 자체를 감지하지 못하는 등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투터치는 독자적인 알고리즘으로 노이즈 및 저항에 거의 영향이 없는 터치칩 솔루션을 개발했다. 터치 감도가 뛰어나 장감을 낀 손으로도 터치 구동이 가능하다.
노이즈와 저항에 강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테두리(베젤)가 없는 제품도 이론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OCTL은 공정상 장점도 크다. 일반 터치스크린이 두 개의 전극층을 필요로 하는 것과 달리 지투터치는 전극층 하나로 x, y 좌표를 인식할 수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제조하는 AM OLED 일체형 터치는 터치 전극 형성을 위해 4번의 마스킹 공정을 하는데, OCTL은 단 한 번만 거치면 된다.
이성호 지투터치 사장은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AM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에 불과해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스크린 시장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면서 “솔루션을 애플에 제안해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일체형 터치스크린을 적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의 눈>
삼성전자와 애플이 촉발한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두께 경쟁’으로 인해 전자부품은 점차 각 기능이 합쳐지거나 슬림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전략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가 애플과 두께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것은 SMD가 독점 공급하는 OCTA 덕분이다. OCTA를 사용하면서 갤럭시S는 디스플레이와 터치 패널의 두께를 30%가량 줄였다. 일체형 터치는 두께의 장점 외 터치 반응 속도를 높이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핵심 마케팅 포인트인 고화소 디스플레이 때문에 삼성전자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아이폰4 출시 당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AM OLED가 아직 레티나 디스플레이보다 화소가 떨어지는데 LCD는 일체형 터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OCTA를 전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고화소 경쟁을 위해서는 LCD를 쓸 수밖에 없다. 최근 무선사업부가 자회사인 삼성광통신에 310억원을 투자해 커버유리 일체형 터치 상용화를 추진하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세계 LCD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LCD산업과 시너지를 낼 경우 대만에 밀렸던 터치스크린 산업에서도 새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