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팔러 왔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영업상무입니다.”
노대래 방위사업청장은 21일 오전(현지시각) 파리 에어쇼에 참가 중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를 전격 방문해 “군수산업의 특성상 항공·우주분야는 정부의 가교 역할 없이는 성장 자체가 힘들다”며 국방부와 방사청 등 관련 부처의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을 약속했다.
이날 에어쇼 현장에서 가진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 청장은 “일반 B2C(소비재) 상품과 달리, 항공기 등 군수품은 전형적인 정부간 거래(G2G) 품목”이라며 “품질도 중요하지만 G2G에는 복잡한 정치적 함수관계가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번 프랑스 방문 기간에 이스라엘 공군참모장과 영국 방산수출청장 등을 만나는 것도 이 같은 실타래를 푸는 방산수출외교의 일환이라는 게 노 청장의 설명이다.
“당장 천안함 사태 이후 이스라엘산 방산물자의 수입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스라엘 정부도 국산 제품을 사가거나, 아니면 기술 이전이라도 협조하자는 게 우리 측 요구입니다.”
노 청장은 “항공이야말로 반도체나 자동차·조선 이후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차세대 수종산업”이라며 “최근 수출이 성사된 T-50 고등훈련기 등 대다수 항공기는 판매와 단종 이후에도 해당 기종의 부품과 정비기술과 같은 후방산업이 통상 20~30년간 지속되는 미래 성장동력 품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일반 항공기에 IT를 접목하면 바로 최첨단 무기로 돌변하기 때문에 이스라엘과 같이 상업개발이 일반화된 항공산업 중소 벤처기업이 한국에서도 많이 탄생하길 기대한다는 게 노 청장의 바람이다.
지난 3월 취임한 노 청장은 옛 경제기획원 출신 정통 경제 관료다. 지난해 조달청장 재직 시 ‘나라장터’ 시스템의 재구축을 주도해 공공분야 정보화에도 밝다. 박재완 기획예산처 장관과 이용걸 국방부 차관이 노 청장과 행정고시 동기(23회)다.
한편 올해로 49회째(격년 개최) 맞는 이번 파리 에어쇼에는 KAI와 퍼스텍, 한화, 한국로스트왁스 등 국내 업체 4곳을 비롯해 전 세계 210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지난 20일 개막된 이 행사는 오는 26일까지 파리 인근 르 부르제 공항에서 열린다.
파리(프랑스)=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