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월풀의 냉장고 덤핑판매 혐의 제소에 업계와 정부가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월풀의 제소에 삼성전자·LG전자는 상계관세 부과 판정이 내려지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는 반면에 정부 측은 미 당국 판단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며 안심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본지 4월 22일자 2면 참조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사 냉장고에 대한 정부 지원은 ‘특정성’이 없기 때문에 미소마진 판정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양사는 보조금 수혜 혐의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집중하기로 하고 미 당국 조사에 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성’이란 특정 분야나 특정 기업에 대한 지원을 말한다. 정부 보조금을 받아 제품을 수출할 경우, 수입국은 보조금만큼 상계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데, 보조금 비율이 1% 미만일 경우 미소마진 보조금률로 분류해 별도로 상계관세를 물리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정부는 해당 사안에 대한 판단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지경부 관계자는 “조사를 맡은 미 상무부가 500쪽 분량의 질의서를 보내와 해당 기업과 관련 부처 및 기관들이 충실히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 보조금에 대한 판단은 다음달 중 답변서를 제출한 뒤 8월 말 예비판정(상계관세 부과 여부)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업체들은 특정성이 없다는 점을 들어 상계관세 부과를 별로 걱정하지 않고 있지만, 미 상무부 판단 방향은 주관적일 수 있어 미리 예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 당국의 조사는 기업이 물건을 덤핑 판매했는지와 정부 보조금을 받았는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덤핑 판매 판정이 나오면 반덤핑관세가, 정부 보조금 지원 판단이 나오면 상계관세가 각각 부과되는데 양사는 상계관세 부과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미 상무부가 현재 상계관세 부과 여부 판단과 관련해 8월 말 예비판정 후 11월 최종판정을 계획하고 있지만, 최종판정 일정이 3개월가량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덤핑관세 부과 여부 판단은 9월 예비판정에 이어 내년 1월 최종판정이 있을 예정이지만 이 역시 늦춰질 공산이 크다.
월풀은 올해 3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한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하단냉동고형 냉장고를 덤핑판매하고 있다며 상무부와 ITC에 제소했고, 상무부가 이를 받아들여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