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22일 지식재산권을 무기로 시장질서를 해치는 기업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근 일부 다국적 기업과 글로벌 특허괴물(Patent Troll)이 국내서 활개를 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김동수 위원장은 이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개최한 초청 간담회에서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공정위의 역할’ 강연을 통해 “지식재산권자가 정당한 보상의 범위를 넘어선 남용행위를 하면 시장경제 질서를 저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반경쟁적 형태와 결합된 지식재산권 남용은 경쟁법을 엄격히 적용해야 하며 미국도 마찬가지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 지난해부터 공정기술 라이선스 판단기준을 제시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힌 후 “올해에는 ‘지재권 남용 신고센터’를 설치해 반칙 행위 감시를 강화하고 ‘라이선스 계약 및 분쟁해결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지재권의 올바른 권리행사와 피해예방 방법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관심사인 대·중소기업 공정거래와 관련해서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상호 동반자적 문화가 아직 뿌리내리지 못했다”면서 “진정한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와 같은 타율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 문화와 의식을 개선하려는 자율적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 역할과 관련, “법 준수 성과에 따라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모든 기업이 윈윈하는 역동적인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토대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김 위원장은 카르텔을 대표적인 시장경제의 반칙행위로 ‘시장경제 제1의 공적’이라고 표현하며,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시장을 대상으로 한 국제 카르텔의 적발·시정에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