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에 있는 국내 데이터웨어하우스(DW) 어플라이언스 시장을 놓고 다국적 기업 간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모바일서비스의 확산으로 데이터량이 폭증하면서 이른바 ‘빅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이 강조된 데다 HP와 EMC 등이 이 시장에 가세하면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오라클, 한국IBM, 한국테라데이타 등 기존 국내 DW 시장 강자들은 후발주자들을 겨냥해 마케팅 및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최근 DW 업체를 인수해 이 시장에 뛰어든 HP, EMC 등은 기술경쟁력을 무기로 소프트랜딩을 꾀하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썬과 합작해 출시한 ‘엑사데이타X2’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다. 이 회사는 신규 고객 확보는 물론 IBM·HP 시스템 기반으로 자사 DBMS를 운영하고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썬 시스템 교체를 유도하고 있다.
한국IBM도 지난해 인수한 네티자와 ISAS를 통해 단일 솔루션에서부터 통합솔루션까지 다양한 제품을 내놨다. 2차 DW 구축을 계획하거나 차세대를 준비하는 제2금융권과 데이터 처리량이 많은 공공분야가 하반기 집중 공략 대상이다.
한국테라데이터는 하반기 오라클 고객 대상 마이그레이션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200여 글로벌 기업 대상 마이그레이션 경험을 토대로 이 회사는 최근 국내 최대규모인 KT 프로젝트에서 오라클, IBM, EMC를 제친 바 있다.
박진수 한국테라데이타 대표는 “경쟁사의 어플라이언스는 DW를 표방하지만 여전히 실시간 트랜잭션처리(OLTP) 수준에 머문다”며 경쟁사 대비 자사 제품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후발업체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기존 업체들과는 차원이 다른 획기적인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고객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HP는 지난 2월 인수한 DW 전문 업체인 버티카시스템즈의 소프트웨어와 자사 x86 시스템, 스토리지, 네트워크 기술을 접목한 DW 어플라이언스 ‘HP 버티카 분석 시스템’을 이달 출시했다.
한국HP 측은 “DW 시장에서 대세가 된 MPP 아키텍처, 대용량 데이터 분석에 유용한 컬럼 방식의 DBMS를 동시에 채택한 혁신 제품”이라고 설명한다. 또 하드웨어, SW 모두 자사 제품으로 결합해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주장이다.
그림플럼을 인수한 EMC도 국내시장 공략을 위해 DW 컨설팅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한국EMC는 우선 초기 공급했던 자사 분석 어플라이언스의 교체 및 업그레이드 시장에 주력한다. 관련 제품을 출시하자 마자 신규 고객 두 곳을 수주하는 등의 성과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페타바이트급 규모의 데이터 분석을 요구하는 고객이 등장하는 등 DW 수요 규모도 날로 확대되고 있다”며 “데이터 분석 관련 시장이 크게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선·후발 업체 간의 고객 쟁탈전도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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