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항공사들, `한국인 조종사 모시기` 경쟁 치열

중국 항공사들이 한국의 항공기 조종사들을 영입하기 위해 국내 항공사들의 두배가 넘는 급여를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2일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항공사들은 한국인 조종사들을 영입하기 위해 높은 연봉과 다양한 복리후생조건을 내걸고 있다. 현재 중국 항공사인 에어차이나 카고, 양쯔리버 등에 대한항공에서만 25명의 조종사가 이직한 상태다.

중국 항공사들은 국내 항공사들에 비해 월등히 나은 조건으로 한국인 조종사들을 유혹하고 있다. 국내 대형항공사를 기준으로 기장 초임은 대략 연 1억~1억2000만원선이다. 반면 중국 항공사들은 연 1억9000만~2억2000만원대까지 연봉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 내 에이전시 등을 통해 이직할 경우 세금부담도 거의 없어 월 실제 수령액(1600만~1800만원)은 국내 항공사(600~700만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여기에 일부 항공사의 경우 중국 내 자택과 자가용, 학업 지원은 물론 자녀양육 및 국제학교 취학 등의 복리후생까지 제공하기도 한다.

파격적인 조건에 조종사들의 마음도 흔들리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 노조가 조종사 4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344명(72%)의 조종사들이 이직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이직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로 `경제적 이유(155명)`를 꼽은 조종사가 가장 많았다. `사기`(135명), `인사제도`(83명) 등도 이직을 고려하게 된 이유로 꼽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임금 또는 근무조건에 따라 직원들이 국내외로 이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게 사실"이라며 "많은 재원을 들여 훈련시킨 인력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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