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현상의 골프세상]좋은 골퍼 되기

 최근 남아공의 프로골퍼 로리 사바티니의 까칠한 성격이 외신에 오르내렸다. 그의 언행은 상대 선수의 스코어에도 영향을 미쳐 일부 선수는 그와 팀이 되기를 꺼린다고도 한다.

 무덥고 습한 시기의 라운딩은 신체적으로 적지 않은 고단함을 안겨준다. 여기에 동반 플레이어의 좋지 않은 매너를 경험할 때면 라운딩 자체가 싫어진다. 이럴 때일수록 동반 플레이어를 배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좋은 매너를 보여줘야 다음에 또 다시 함께 라운딩하고픈 좋은 골퍼가 된다.

 좋은 골퍼의 기본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정직한 스코어 관리다. 초보골퍼가 경기 규칙을 몰라 간혹 그러기도 하지만 고의적으로 한 타를 줄여 스코어를 부르는 골퍼가 있다. 하지만 보기플레이어 수준만 되더라도 해당 홀의 상대 스코어는 거의 파악할 수 있다. 설령 캐디가 ‘보기하셨죠?’하고 묻더라도, 웃으면서 ‘아닙니다 저는 더블보기입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자. 정말 멋진 이미지를 심어준다.

 두 번째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다. 마치 자신이 골프장 주인인양 맘대로 멀리건을 주고 상대가 퍼팅한 볼이 그린에 멈추기도 전에 자신의 퍼터로 ‘툭’ 쓸어내며 ‘오케이!’하는 골퍼. 또 티샷 순서 무시하고 전화에 열중하거나 자신의 미스 샷을 캐디 탓으로 돌리며 무안하게 나무라는 골퍼는 가급적 혼자 플레이하기를 권하고 싶다.

 공이 잘 안 맞아도 화내지 않고 상대의 좋은 샷에 함께 기뻐해주는 골퍼는 미워할 수가 없다.

 세 번째는 신속한 플레이다. 티샷한 공이 풀숲 쪽으로 날아가면 캐디들은 대부분 ‘OB입니다’라고 정직하게 말하는 대신 ‘가볼께요’라고 한다. 이 말을 들었다면 일단 근처에 가서 잠시만 찾아 보고는 바로 OB티로 가는 것이 좋다. 이미 사라진 공을 찾겠다고 한참을 서성이는 동안 동반 플레이어들은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잔디밭에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자신의 좋은 이미지를 잃어버리는 것보다는 새 타이틀리스트 공하나 잃어버리는 게 훨씬 낫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