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FA, `차이완 파워` 본격화, 역풍 맞는 우리기업

 중국과 대만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에 따른 중국내 ‘차이완 파워’가 본격화되고 있어 국내기업들에 역풍이 예상된다.

 KOTRA가 최근 중국 기업 100개사와 대만 기업 5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기업 56%와 대만기업 64%가 ECFA 발효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ECFA 조기자유화 품목을 취급하는 중국 기업 62개사 가운데 48개사인 77%가 전년대비 대만으로부터 수입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수입 증가의 가장 큰 이유는 응답기업의 58%가 ‘관세인하로 인한 가격경쟁력 확보’를 꼽았다. 대만제품 수입확대 예상폭은 10~20%가 가장 많았다.

 특히 ECFA 발효에 따라 한국과 거래하고 있는 중국 기업 21개사 가운데 38%가 거래선을 대만으로 전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거래선 변경 이유는 ‘관세인하에 따른 원가 절감(87%)’이 가장 컸다. 반면 한국 거래선을 대만으로 변경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62% 기업은 ‘한국 제품을 대체할 대만제품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혀, 차별화된 제품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설문에 참여한 대만 기업 51개사 가운데 64%는 ECFA 발효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구체적인 효과로는 ‘관세인하에 따른 가격경쟁력 확보’가 51%로 가장 높았다.

 주목할 점은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해 한국기업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는 기업이 30개사로 전체의 47%를 차지했다. 이미 협력하고 있다는 기업도 12%에 달했다. 협력 분야는 ‘상호 원부자재 및 부품 구매(55%)’방식을 가장 선호했다. 다음으로 ‘공동 마케팅을 통한 시장 개척(20%)’을 꼽았다.

 KOTRA 박진형 중국사업처장은 “차이완 파워가 현실화되면서 기술력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대만기업이 우리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며 “기술력과 브랜드 육성 등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만기업과도 협력해 중국시장을 공동 개척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KOTRA는 23일 국제회의장에서 대만 중화경제연구원 왕젠취앤 부원장, 대만공업연구원 중쥔위안 연구팀장 등 관련 전문가 6명이 연사로 참여한 가운데 ‘한-대만 산업자원 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용어

 ECFA(Econom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중국과 대만이 올해부터 3년간 점진적 무관세화를 추진하기 위해 체결한 협정이다. 지난해 1월 26일 정식 협상을 시작해 9월 12일 협정이 발표됐다. 중국과 대만의 양허 품목수는 각각 539개, 267개다. 시비스무역 자유화 분야도 각각 11개, 9개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