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감시와 측정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 물고기 개발 사업’이 해묵은 정치논리에 휩싸였다.
로봇 물고기가 지난 22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회의에서 김재균 민주당 의원의 발언으로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에 로봇 물고기 개발을 연구 중이던 개발자들은 불똥이 튈까봐 ‘좌불안석’이다.
애초 로봇 물고기 연구는 정치논리와 관계없이 순수 R&D 차원에서 시작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유역 수질감시를 위해 로봇 물고기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이후 이 사업은 야권의 4대강 사업 공격 수단으로 변질됐다.
김재균 의원은 이날 생산기술연구원 등 6개 기관이 공동 개발하는 로봇 물고기 사업에 대해 “투입 예정이 불과 4개월 밖에 안남은 시점인데도 기술 확보조차 되지 않아 과연 로봇 물고기를 활용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억지 사업을 벌여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만큼, 이에 대해 사과하고 개발 사업을 즉시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발언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완전한 기술이 확보된 것은 하나도 없고 시제품 출시시기도 지연됐으며 △지난해 국감 당시 생기원은 로봇 물고기의 4대강 투입시점을 오는 10월이라고 보고했으나 실험용 투입은 내년 6월에나 가능하다는 것.
생기원 측은 이 같은 ‘개발난항’ 지적이 R&D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생기원 관계자는 “로봇 물고기는 애초 3차연도 사업이라 2년이 미뤄졌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 또 1차연도는 기반기술을 확보하는 단계이며, 올 하반기부터 현장실험을 위한 2차연도 연구개발이 진행될 예정으로 당초 일정에 맞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로봇 물고기 등 수중로봇은 쓰일 데가 무궁무진하고 국격을 높일 수 있는 사업으로, 정치논리와 관계없이 연구진들이 과학자적인 양심 하나로 의욕을 보인 과제”라며 “정치인들이 (사업을) 중단시킬 수 있겠지만 (수중로봇을) 무엇을 위해 만들고 있고 무엇을 위해 중단돼야 하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