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전자가 세계 최초로 15㎛ 미세 패턴을 적용한 모바일 CPU용 기판(substrate)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모바일 프로세서용 기판 기술을 훨씬 뛰어넘는 것은 물론이고 일반 PC CPU용 기판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이비덴·삼성전기·킨서스 등 일부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덕전자(대표 김영재)는 선폭 및 선간거리가 15㎛에 불과한 모바일 반도체용 기판을 개발했으며, 파일럿 라인에서 샘플용 제품을 생산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기존 스마트폰·스마트패드에 적용된 CPU용 기판은 최고 제품이 25㎛ 회로폭 수준이며, 최근 이비덴 등 일부 업체들이 20㎛ 미세패턴 제품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PC에 사용되는 CPU용 기판은 15㎛ 수준의 미세패턴이 적용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ABF(Ajinomoto Build-up Film)라는 절연체가 사용된다. ABF를 사용하면 반도체 기판에 미세패턴 구현하는데 유리하지만, 기판의 두께가 두꺼워져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는 적용할 수 없다. 또 일본 아지노모토가 ABF를 100% 독점하고 있어 매우 비싼 가격에 공급된다.
대덕전자는 기초 소재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으로 ABF 없이 15㎛의 미세패턴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대덕전자는 통신장비용 고다층 PCB(MLB) 및 휴대폰용 메인기판(HDI)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였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반도체용 PCB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반도체 부문과 통신 부문으로 나눠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반도체 부문이 통신부문 성장률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반도체 부문은 패키지 기판·메모리 모듈 기판 사업으로 구성됐고, 통신 부문은 휴대폰 메인기판(HDI)·네트워크 장비용 다층 기판(MLB)이 포함됐다. 지난해는 통신부문(52%)이 반도체부문(48%)보다 매출비중이 컸지만, 올해는 반도체 부문이 전체 매출의 60%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패키지 기판 사업은 대덕전자 성장의 핵심이다. 모바일 CPU용 기판 시장 진입 효과 등으로 올해 패키지 기판 사업은 전체 매출의 45%까지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덕전자는 지난해 5300억원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6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덕전자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 CPU용 기판인 플립칩 칩스케일패키지(FC-CSP) 사업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실장 기술의 발전에 맞춰 경쟁력 있는 서브스트레이트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