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디지털 헬스]국내 의료산업, IT로 무장해 글로벌 시장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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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5조달러 시장 규모의 신성장동력, 서비스와 앞선 IT로 정면 돌파하라.’

 신성장동력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의료산업은 고령사회 진입, 소득 증가, 웰빙에 대한 관심 확산 등으로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의료복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동시에 산업적 측면에서는 새로운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첨단 융·복합 산업으로 이미 떠올랐다.

 이러한 의료산업은 지식과 첨단 기술이 집약되고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 시장 지배력이 경쟁력을 좌우해 글로벌 브랜드,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의료산업의 특성을 감안, 차별화된 품목과 기술 및 IT 네트워크 인프라와 결합한 서비스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이다. 기업별 주력 제품의 글로벌 시장 개척과 별개로 디지털병원수출조합을 올해 초 출범시키고 의료기기와 최첨단 EMR·PACS 등 IT와 결합한 인프라, 질 높은 서비스를 보여주기 위해 힘을 모았다.

 ◇의료산업 ‘위기 속 기회’=전 세계 의료산업 규모는 약 5조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서비스가 8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의약품이 약 10%, 의료기기 및 소모품이 약 5%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질적, 양적 성장에 어느 정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R&D 성과의 사업화 또는 상용화가 쉽지 않은 데다 중소기업이 전문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GE나 지멘스·필립스 등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으며 여기에 중국·인도 등 신흥국들도 가세, 거대한 내수 시장과 값싼 노동력, 풍부한 임상시험 기반으로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과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이유는 의료기기를 비롯한 의료 서비스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시장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국내 중소 의료장비 기업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있다.

 ◇‘명품’ 의료기기를 개발하라=의료기기 분야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의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이른바 수요자 연계형 명품 의료기기가 개발이 시급하다고 주문한다. 이를 위해 수요자인 병원과 업계가 공동 개발, 상품화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하며 임상시험 지원을 통한 신뢰성 제고, 인허가 등 제도적 개선 등 인프라 조성에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의료기기 및 솔루션 기업들을 뛰어넘기 위한 전략을 적극 가동하고 있다. 삼성메디슨은 초음파 진단 장비 시장에서 GE나 필립스·지멘스 등을 따라잡기 위한 전략을 가동, 향후 10년간 1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생체신호 장비 전문업체 바이오넷은 차별화된 생체신호 장비를 자체 개발, 해외 80여개국에 100여개의 대리점을 둔 수출기업으로 부상했다.

 비트컴퓨터와 인피니트헬스케어 등은 의료 솔루션 분야에서 국내의 앞선 IT 인프라와 SW 역량을 결합해 해외 시장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디지털병원 수출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에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 의료기기의 수출 지원 등이 결합하면 충분히 성장동력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질높은 의료서비스 모델 통째로 ‘수출’=이와 함께 의료산업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의료 서비스 모델을 개발도상국 등에 공급하는 디지털병원의 수출 모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강국으로 IT 인프라 조성이 더딘 선진국을 포함해 개발도상국에 노하우를 전수해 줄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디지털병원은 병원 내의 모든 디지털 장비를 통합 제어하고 국제 표준에 맞게 네트워크로 연결해 원격진료, 물류관리, 임상 지원, u헬스 등이 가능하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진료 효율을 높이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모델이다.

 이같은 디지털병원은 특히 수출 산업화를 통해 의료산업의 새로운 성장과 국내 경제에도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는 IT융합 디지털병원 수출 산업화의 기반 조성을 위해 한국형 IT융합병원의 적용을 위한 디지털 시범병원 구축 및 수출 모델 개발을 진행 중이다. 디지털병원 수출포럼의 운영을 통해 글로벌시장 조기 선점을 위한 협력체제 구축 및 수출 실행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디지털병원수출조합(이사장 이민화)은 연내에 수출 1호 모델을 만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 조합 인가 후 1개월 반 만에 국내 디지털병원 모델 수출이 가능한 해외 후보지역 60여개국 가운데 가능성이 높은 20여개국 리스트를 확정하고 현지 실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형 디지털병원수출조합 전략기획실장은 “조합이 설립된 후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바로 한국의 디지털병원 모델이 해외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몇 년후의 계획보다는 일단 해외에 레퍼런스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상반기 ‘신성장동력 강화전략 보고’와 ‘바이오헬스 융합의 글로벌 산업화 전략 보고’를 통해 IT융합병원 수출 산업화를 신성장동력의 성과 가시화를 위한 10대 전략 프로젝트로 선정하고 세계 시장 선점이 가능한 핵심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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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IT융복합의료기기분야는 기술융합은 물론,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 사진은 지난해 엑스코에서 열린 의료기기산업전 모습.
사진설명:IT융복합의료기기분야는 기술융합은 물론,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 사진은 지난해 엑스코에서 열린 의료기기산업전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