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LED 조명 제품에 성적서를 첨부하고, LED 배면에 바코드를 도입키로 하는 등 관리기준을 대폭 강화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LED 조명업체엔 3진 아웃제를 적용해 퇴출시킨다는 방침도 세워놓고 있습니다. 비관적으로 들릴 지 모르지만 연내 2000여개에 달하는 LED 조명 업체 중 200여개 정도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모두 도태될 것입니다. 이런 위기 상황을 뛰어 넘기 위해선 중소 LED업체들이 상생할 수 있는 협업 모델을 빨리 찾아야 합니다.”(홍삼표 엠케이라이팅 대표)
“전 세계 LED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습니다. 필립스, 오슬람, GE라이팅, 니치아 등 이 분야 글로벌 기업 간에 짝짓기가 이미 끝났습니다. 대기업 위주로 LED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국내 중소 LED업계 전반의 경쟁력은 매우 취약합니다. LED 조명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LED 조명 분야 전문 인력도 아주 부족합니다. 중소 LED업체들이 전문 영역을 빨리 찾는 게 시급합니다.”(현동훈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지난 23일 한국산업단지공단 3층 대회의실에선 G밸리, 수도권, 호남권, 충청권 등에 위치한 100여 중소 LED업체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제2회 LED 초광역 미니클러스터 교류회’가 열렸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LED 분야에서 생존 해법을 찾는 자리였다. 이날 사례 발표와 토론 끝에 도출된 결론은 ‘교류와 협력’이었다. 이미 실마리는 찾았다. 산업단지 내 LED업체 간에 협업 프로젝트가 일부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G밸리 LED업체인 ABI시스템스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자금을 지원받아 창원의 LED업체와 제휴해 지하주차장용 LED 조명 시스템 개발에 나섰으며, 대덕GDS로부터 분사한 나노엘이디는 안산 지역 5개 LED 관련 업체와 협업 시스템을 구축했다. LED 등기구용 보디 설계와 마그네슘 압출 설계 등을 함께 추진 중이다. 나노엘이디는 이미 지하주차장용 등기구를 개발했으며 일본의 JFE와 LED 조명 제품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광주테크노파크 내 LED조명 업체인 아스트로(주)는 석유단업단지, 제철소 등 플랜트 시설에 LED 방폭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SMPS, 전기회로 등 분야에선 광주 미니클러스터 내 기업인 비엘시스템과 협업 체제를 구축했다.
이날 교류회에서 G밸리 업체인 엠케이라이팅은 △LED 형광등 관련 특허 라이선스 계약 △ OEM 주문 생산체제 구축 △특정 국가 또는 영업지역에 대한 판매 공급권 계약 등 다른 LED업체와 협력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제시했다.
최순조 한국광산업진흥회 부장은 “미국 영화사인 워너브라더스의 촬영장 LED 조명 교체 사업,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고속도로 LED 가로등 교체 사업과 공공기관 조명등 교체사업 등 굵직굵직한 LED 사업이 해외에서 추진되고 있다”며 “국내 LED업체들이 공동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교류회에서 LED업체 관계자들은 교류와 협력이 국내 중소 LED업체들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는 점에 공감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