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고성능 전기차용 배터리파워팩 인증 규격 없어 인증 절차 `하세월`

 전기차 제조 및 배터리 전문업체 레오모터스(대표 이정용)는 최근 이동·비상용 전력공급장치 ‘E박스’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을 위해 사설 인증대행기관에 전기안전인증 대행을 맡겼다. E박스는 레오모터스가 독자 개발한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적용해 배터리의 출력전압을 대폭 향상시킨 동시에 배터리 손상을 방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게 특징이다.

 전기안전인증을 부착해 제품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마케팅에 활용하려 했던 레오모터스는 인증을 맡긴 얼마 후 인증대행기관으로부터 황당한 소식을 들어야 했다. 국내 인증 규격 코드에 E박스가 해당되는 코드가 없다는 것이었다.

 인증대행기관 측은 “E박스 제품이 AC입력과 배터리 충전까지 된다고 볼 때 전기안전인증 대상의 충전기류에 해당되지만 출력이 100볼트(V) 이상이라 해당 내역이 없다”며 “결론적으로 전기안전인증 대상이기는 하지만 어느 제품군에도 속해 있지 않아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인증대행기관 측에 따르면 국내 충전기류의 전기안전인증 규격 대상은 규정상 50V 이하의 제품만 해당되기 때문에 100V 이상의 출력이 가능한 레오모터스의 E박스는 해당 제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산업기술시험원(KTL) 등 3개 인증기관과 지경부 기술표준원와 협의를 거쳐야 하며 최소 6개월은 소요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레오모터스의 한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일본 등지의 전기안전인증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데 이들 지역에서는 E박스 제품 인증을 할 수 있는 코드가 있어 2~3개월 이내면 인증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며 “출력 50V보다 더 뛰어난 100V 이상의 출력이 가능한 배터리팩을 소비자가 믿고 살 수 있도록 빠른 시간 내에 규정을 만들어 인증 절차를 마무리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박스는 긴급 백업 전력, 냉각 승합차와 트럭, 장거리 화물 트럭에 대한 공기 냉각기 및 군사 차량에 사용할 수 있는 이동형 배터리파워패키지 제품이다. 7개의 특허 기술을 사용해 레오모터스가 전기자동차를 개발하며 7년간 쌓은 노하우의 성과물이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