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를 보거나 TV를 녹화하는 등에 활용되는 셋톱박스의 전기 소비량이 냉장고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천연자원보호협회(NRDC)가 지난 26일 미국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 따르면 HD급 디지털 레코더(DVR) 1대와 HD 케이블 셋톱박스 1대의 연간 전기 소비량은 절전형 냉장고(21 입방 피트, 약 600ℓ)보다 10% 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인구 2명당 1명 꼴인 1억6000만대 이상의 셋톱박스가 보급되어 있는데, 2010년 이 셋톱박사들이 시간당 270억 킬로와트의 전기를 소비하고 있다. 이는 셋톱박스 1대가 시간당 168킬로와트를 소비하는 셈. 이는 연간 메릴랜드 전역의 전기 소비량에 맞먹는다. 셋톱박스의 특성상 TV를 시청할 때에는 늘 켜고 있는데다가, 실제로 시청하지 않는 상황에도 최대 전력을 소비토록 설계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에 소비 전력을 40%나 더 높이는 디지털 비디오 레코더 기능을 가진 장치들마저 확산 추세라는 것.
NRDC는 셋톱박스의 전기 소비량 중 66%는 케이블 TV를 시청하지 않거나 DVR로 녹화를 하지 않는 등 사용하지 않을 때 소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의 관련 업체들은 기능을 개선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업체들이 절전보다 기능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톱박스를 사용하지 않을 때 자동으로 대기 상태로 전환되는 기능에 대한 찬반 논란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셋톱박스와 관련한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 셋톱박스에 대한 에너지 스타(Energy Star, 자발적 에너지 효율 인증 프로그램)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2013년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그래프 등 보도자료 원문 참고
http://www.nrdc.org/energy/files/settopboxes.pdf
trend@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