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 태양전지는 가방·섬유 등에 적용할 수 있어 ‘생활 속 태양에너지’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동성을 강화하고 산소와 수분에 강한 소재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태양광 전문가들은 3세대 태양전지로 일컬어지는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실리콘에 비해 전기변환 효율이 낮아 상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27일과 28일 양일 간 성균관대학교 수원 자연과학캠퍼스 삼성학술도서관에서 열린 ‘성균국제솔라포럼2011’에 연사로 참석한 칭 탕 미국 로체스터대 교수는 “유기 태양전지는 기존 태양전지보다 생산 가격이 낮아 경제성이 우수하고 다양한 유기소재를 활용할 수 있어 이용범위가 확산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동하면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장 의존도와 비·수분 등 습기에 민감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기 태양전지는 생산 공정과 모듈화가 간단할 뿐만 아니라 단위소자와 모듈 간 에너지 손실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흡광계수가 높아서 100㎚(나노미터:10억분의 1m)의 박막에서도 50% 이상의 빛을 흡수할 수 있어 롤투롤(roll to roll) 공법을 구현할 때 획기적인 원가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칭 교수는 “아직은 광변환 효율이 낮은 편이어서 수명 등 안정성 문제가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현재 모듈에서 2%를 유지하고 있는 효율을 10% 이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밴드갭이 다른 두 셀을 수직으로 접합한 탠덤 구조(Tandem Cell)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기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에너지 레벨을 갖는 P타입 고분자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반 라그밋 미국 화학소재과학연구소 박사는 “고효율 유기 태양전지 달성을 위해 다양한 분석방법 및 툴 박스를 통한 특성분석이 요구된다”며 “광학흡수율을 향상시켜 소자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표면에 플라즈온 합성 전극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의 낮은 전기변환 효율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난해 16.5GW에서 올해 20GW로 시장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는 만큼 저비용 고효율 차세대 태양전지로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는 얇은 유리막 사이에 특수 염료를 넣어 마치 식물이 광합성을 하듯 빛을 흡수해 전기를 생산해내는 방식이다.
앤더스 하그팰트 스웨덴 웁살라대 교수는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빛의 낮은 강도에서도 변환효율이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우수하고 가격도 실리콘 셀 가격보다 최대 30% 가량 저렴하기 때문에 3세대 태양전지로 인기를 끌 것”이라며 “하지만 전해질의 안정성이 높지 않고 액체 전해질의 경우 휘발하는 성질이 있어 장기적인 사용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식을 유발하는 요오드 전해질의 대체 시스템으로 D35 염료와 결합하면 12.3%의 효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염료감응 태양전지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동진쎄미켐은 현재 200㎠에서 8.2% 효율의 모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주제발표에 나선 이준혁 동진쎄미켐 사장은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건물 외벽에 설치했을 때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뛰어난 성능과 도시경관에 어울리는 미관이 특징이지만 내구성과 효율은 많이 떨어지고 있다”며 “동진쎄미켐은 2016년까지 염료, TiO₂, TCO 등 원자재 가격을 낮춰 모듈의 경우 와트당 0.7달러를 목표로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은 “태양광 관련 국제 석학 10명을 초청한 태양광 포럼은 국내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의미있는 행사”라며 “화석연료 고갈로 인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이번 포럼은 인류의 에너지 고민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