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원자력은 녹색성장의 미래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 증가에 따라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고 저탄소 녹색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원자력이 불가피한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경제규모 세계 13위인 우리나라는 에너지소비 9위, 석유소비 7위인 에너지 다소비 국가지만 부존자원이 빈약해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7%에 이르고 있다. 국제 정세에 따라 에너지 공급이 불안정하게 된다면 국가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는 구조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전역에 고르게 매장돼 있는 연료(우라늄)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국내 전력생산의 35%를 충당하고 있는 원자력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더욱이 원자력은 연료 가격이 저렴하고 발전원가에서 차지하는 연료비가 13%밖에 되지 않는(석유 72%) 뛰어난 경제성을 갖추고 있어서 산업경쟁력과 민생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로 생기는 지구 온난화 문제가 인류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OECD 국가 중 6위며 증가율은 1위다.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인 화석연료 사용비중이 80% 이상이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은 화력발전 100분의 1 수준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으며 다른 어떤 대체 에너지보다 배출량이 적기 때문에 저탄소 녹색성장에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11일 동일본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온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원전을 폐기하고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지만 당분간은 기술·경제성·환경 문제로 원자력을 대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전의 안전성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근본적인 위험을 제거해 그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책일 것이다. 천재지변에 의한 재난과 같은 외부적 요인과 기계적 고장이나 사람의 실수와 같은 내부적 요인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정부는 일본원전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성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신속하게 원전종합점검 등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번에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2011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는 안전한 원자력을 보장해 지속가능한 녹색성장을 추진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담고 있다. 한국형 원전은 프랑스의 능동형 안전계통과 미국의 피동형 안전계통의 장점만 갖춘 복합안전계통을 채택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최고의 원전운영기술과 경제성을 확보함으로써 쟁쟁한 경쟁국을 제치고 UAE나 요르단에 수출하게 됐고 국가 신성장 동력원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방사선 분야도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하는 기관이 4000개를 상회하고 있으며 매출액도 1조5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방사선이용기술은 질병의 진단과 치료는 물론이고 농작물의 품종개량, 식물의 성장촉진이나 억제, 지질이나 화석의 연대측정, 수화물 검사, 각종 구조물의 비파괴 검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므로 그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이번 엑스포에서는 원자력과 방사선을 대표하는 기관, 기업이 최고의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는 산업 전시회, 국내 최고 전문가와 일본 전문가가 참가하는 콘퍼런스, 그리고 일반 국민과 학생이 참가할 수 있는 문화행사 등으로 꾸며져 종합적인 시각으로 원자력과 방사선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온 국민이 원자력과 방사선 기술의 현주소와 안전성을 직접 확인하고 녹색성장의 미래를 여는 희망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찬모 엑스포조직위원회 위원장 parkcm@poste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