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관련 전문가들은 ‘2011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 첫째 날에 이어 둘째 날인 1일에도 원자력 정책포럼과 원자력 학술포럼을 열어 원자력과 관련한 주요 이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친다. 1일 열리는 ‘원자력 정책포럼’과 ‘원자력 학술포럼’의 주요 내용을 미리 발췌해 소개한다.
송하중 경희대 부총장은 ‘원자력에 대한 국민 이해와 바른 판단을 위해:후쿠시마 이후’란 발표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모든 과정을 통해 원자력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 혐오감 등이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른 원자력 관련 직접 사망자는 아직 없지만 공간적·시간적 차원의 공포감과 혐오감은 높고 원자력 반대 인식 또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 원자력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학습 등은 맞는 처방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의 본질에 대한 것을 국민이 이해하고 동의하는 데 필요한 자원과 시간을 정부가 투입해야 한다고 그는 제언했다.
그는 증가하는 안전 비용을 감안한 원자력의 경제성을 다시 따져 볼 필요가 있으며 현재 원자력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소 5년, 약 10여년에 걸쳐 원자력계가 적극적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구 KAIST 교수는 ‘한중일 원자력 공조 시대’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한·중·일 3국 원자력 실무진의 기술·정보 협력을 차제에 획기적으로 증대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한·중·일 3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원전의 밀도가 높은 국가들로 모두 미국으로부터 경수로의 원천기술을 도입해 국산화에 성공한 기술적 공통분모를 가졌다고 분석했다. 불과 1200㎞ 거리에서 대형 원전사고가 발생하면 한·중·일 3국이 직접 영향을 받게 돼 ‘3국 원자력 운명 공동체’임을 실감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상 최대 규모의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인 중국은 원자력 안전 인프라를 재정비하는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교수는 “동북아 3국은 대형 원전사고 예방과 핵비확산 그리고 원전 확대와 해외수출을 동시에 이뤄야할 시대적 공동 운명을 안고 있다”며 “2012년 핵안보 정상회의를 주도할 한국에 결정적인 기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재진 고려대 교수는 ‘원자력의 대국민 이해와 수용성 제고방안’이란 발표를 통해 원자력 발전에 대한 신뢰 증진을 도모하는 대안을 제시한다.
정 교수는 첫 번째로 정보제공자와 의사소통 전략을 마련해야 하고 두 번째로는 전달 메시지 구성의 정교화를 꼽았다. 먼저 정보 제공자는 국민이 가장 많이 신뢰하는 집단인 원자력 전문가가 중심이 될 필요가 있고 원자력 전문가를 중심으로 언론 등을 통해 원자력의 안전성과 필요성을 홍보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의사소통 방법은 단방향적 정보 제공에서 참여적 정보 제공으로 변경해 시민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전달 메시지는 공학적 메시지가 아닌 일반 국민이 친숙한 메시지로 구성하고, 반드시 원자력 안전에 대한 내용 등 국민이 알고자 하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승구 기술경영연구원장은 ‘정부의 주요 정책결정 사례’를 주제로 발표한다. 사례집에 따르면 원전의 사고 또는 고장 건수가 1970년대 후반 호기당 평균 9건이었으나 1980년대에는 5건, 1990년대에는 1건, 2000년대에는 0.5건으로 현저히 줄어들었다.
또 원전과련 주요 사건으로는 영광원전 3,4호기의 안전성 논란과 지난 1999년 월성3호기 냉각수 펌프정비 작업 중 중수가 누출사고가 있었다고 정리했다.
이 원장은 “세계적으로 화석원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서 당분간은 원자력이외 대안이 없는 현실에서 원전 수출국으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원자력 안전이 최우선되는 정책과 실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10월 발족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미국 NRC와 같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는 강력한 행정 위원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