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EU 동반자 시대 개막

 세계 최대 경제권인 EU와 우리나라가 경제 동반자 시대를 열었다.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1일 0시를 기해 우리나라와 EU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잠정 발효됐다. 한·EU FTA 발효로 양측이 품목별로 합의한 단계에 따라 무관세로 수출입을 할 수 있게 돼 경제 각 분야 교역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자동차부품, 직물제의류, 냉장고, 에어컨 등 EU와 한국을 오가는 품목의 70%(수입액 기준) 가량이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배기량 1500cc를 초과하는 중·대형 승용차(관세율 8%), 의약품(6.5%), 화장품(8%) 등 625개 품목은 2~3년에 걸쳐 관세 장벽이 단계적으로 사라진다. 1500cc 이하 승용차(8%), 기초화장품(8%), 합성고무(8%) 등 718개 품목은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

 유럽 27개국으로 구성된 EU는 2009년 국내총생산이 16조4000억달러로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 단일 경제권이다. 한국과의 교역액도 지난해 922억달러로 규모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 교역 상대국이다.

 EU는 평균 관세율이 5.3%로 미국의 3.5%보다 높으며, 한국의 주요수출품목인 자동차(10%), TV 등 영상기기(14%), 섬유·신발(최고 12~17%) 등의 관세율이 매우 높다. 관세 철폐로 한국 수출품은 가격경쟁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특히 발효 즉시 관세가 없어지는 자동차 부품과 냉장고 등 주력 수출품목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은 “한·EU FTA는 우리나라가 세계 거대 경제권과 맺는 첫 번째 FTA로 이를 통해 본격적인 무역확대 시대에 진입했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며 “우리 기업은 FTA가 줄 수 있는 기회를 100% 활용하기 위해 정부·기관과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