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인수전에 뛰어든 티스톤파트너스의 민유성 회장이 30일 “4조원 가량의 자금 확보는 가능할 것이고, 그중 70% 정도의 인수자금은 국내 장기투자자들로부터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민 회장은 산은금융지주를 창립하고, 회장을 지낸 손가락에 꼽히는 금융실력자다.
민 회장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 인수 목적이 아시아 리딩뱅크로 만들고 싶다는 비전을 가지고 한 것이기 때문에 해외 주요 투자자들, 금융기관들과도 협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의지와는 상관없이 입찰의향서(LOI)를 제출한 3개 사모투자전문회사(PEF)에 대해 모두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부 보유 지분 56.97% 중 최저 입찰 지분인 30%를 인수하려면 약 4조원이 소요되는데, 민 회장의 말처럼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부터가 의문시되고 있다. 또 단기 차익을 노리고 빠지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국내 최대 금융지주사를 펀드에 매각하는 게 타당한지에 대한 사회적인 우려와 논란도 쉽게 넘을 수 없는 고개다.
한 금융권 전문가는 “이번 응찰한 펀드 중 어느 곳도 선택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입찰은 그냥 넘기고, 다음 입찰에 대한 지주사들의 움직임을 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담당 애널리스트들도 “사모펀드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거대 금융기관을 넘기는 것은 정부가 두고두고 부담을 안게될 소지가 크다”며 “금융산업 발전 방향과도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금융당국은 MBK파트너스 컨소시엄과 보고펀드, 티스톤파트너스 등 3개 PEF가 LOI를 제출한 만큼, 경쟁입찰 요건이 성립됐다고 보고 이후 일정을 진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이날 우리금융지주 매각심사소위원회와 합동간담회를 열고, 매각주관사단과 예금보험공사로부터 LOI 접수현황과 투자자 동향 등을 보고받았다. 공자위원들은 우리금융 매각 절차가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앞으로 법에서 정한 원칙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매각을 진행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공자위는 밝혔다.
이진호·박창규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