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폰7’ 연내 한국 출시가 사실상 좌절됐다.
30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 3사가 최근 수립한 하반기 스마트폰 출시 계획(라인업)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신 모바일 운용체계(OS)를 탑재한 ‘윈도폰7’이 모두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 3사는 시장상황에 따라 추가할 수도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시기적으로 연내 출시는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전략 스마트폰 출시 일정이 통상적으로 휴대폰 제조사와 협의를 거쳐 6개월 전에 확정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아직 국내용 ‘윈도폰7’ 개발에 착수하지 않아 사실상 연내 출시는 물 건너갔다는 전망에 힘을 보탰다. 삼성과 LG는 현재 해외용 ‘윈도폰7’ 한 모델만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윈도폰7은 이미 해외에서 출시됐지만 삼성전자 독자 OS를 채택한 ‘바다폰’보다 판매량이 저조한 상황”이라며 “업그레이드 버전인 ‘망고’를 채택한 신제품이 하반기 해외에 출시돼 호응을 얻으면 고려해볼 수 있겠지만 국내 제조사가 전혀 준비되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올해 출시는 매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제3의 스마트폰 OS로 기대를 모은 ‘윈도폰7’ 연내 출시가 힘들어지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당분간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폰’ 양강 체제가 지속될 전망이다. MS로서는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의 세계 최초 신제품 경연장으로 떠오른 한국 진출이 지연되면서 하반기 ‘윈도폰7’ 업그레이드 버전인 ‘망고’ 판촉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MS 관계자는 “현재 통신 3사가 연내 출시 계획이 없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계속 협상을 진행 중이고 일부 진전돼 연내 출시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며 “국내 제조사의 제품 수급이 힘들면 해외 제품을 먼저 가져와 출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MS는 다음 달 애플리케이션 장터 ‘윈도 마켓플레이스’도 예정대로 한국에 오픈할 계획이다.
MS의 구애에도 국내 통신사의 반응이 차가운 것은 우선 저조한 판매량의 해외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 시류를 따라가지 못하는 MS의 닫힌 OS 정책도 호응을 얻지 못하는 형국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금 안드로이드폰은 듀얼코어폰으로 속도경쟁이 한창인데 MS는 OS에 최적화된 부품만 쓰도록 해 여전히 싱글코어에 머물러 있다”며 “통신사가 차별화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하는 것도 MS OS 정책에서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통신사 입장에서는 소구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MS가 닫힌 OS 정책을 보완하지 않으면 국내 출시 지연이 내년에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