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넘게 묵은 아이디어 하나가 KB국민은행을 젊은 이미지로 이끄는 일등공신이 됐다. 주인공은 바로 대학생 대상 신개념 점포 ‘락스타존(樂Star Zone)’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7년부터 줄어든 20대 고객을 잡기 위한 ‘유스(youth) 마케팅’ 검토를 시작했다. 방안 가운데 하나로 대학 입점을 고려했으나, 비용이 문제였다. 대신 대학생 대상 영업점을 개설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수익이 나오지 않는 사업’이라는 반발로 실현되지 못했다. 거래 패턴이 비대면으로 옮겨가는데 오프라인 점포 개설은 무모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반전의 계기는 지난해 10월 찾아왔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20대 고객 확대 방안을 지시했다. 이때 락스타존 초안이 어 회장의 눈에 들어왔다. 그는 대학 총장 역임 경험으로 미뤄볼 때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어 회장은 “바로 진행하자”며 강하게 밀어붙였다. 영업점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한 박인병 부행장이 총 책임을 맡았다.
문제는 컨셉트였다. 단순 영업점으로는 대학생의 시선을 끌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락스타존은 과감히 금융에 문화를 결합시켰다. 인디밴드 공연, 주식투자대회 등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했다. 커피숍처럼 안락한 분위기도 갖췄다.
이화배꽃점, 부산대효원점 등 각 대학의 특색도 영업점 명칭에 담았다. 영업점에는 가급적 해당 대학 출신 직원을 배치했다. 대학의 독특한 문화를 이해하면서 후배들과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려는 의도에서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락스타존 전용 상품인 ‘락스타 통장’ 신규 고객은 1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월 숙대눈꽃점을 시작으로 5개월만이다. 점포 수도 41개로 늘어났다. 더 큰 성과는 KB국민은행의 이미지 개선이다. 대학생 박수열(26)씨는 “그동안 국민은행은 부모님 세대가 주로 이용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락스타존을 보면서 젊은 층에도 한층 친숙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벤치마킹하려는 타 금융기관의 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체크카드 발급, 예·적금 등 기본적인 상품만 취급하다보니 일반 영업점에 비해 수익은 적은 편”이라면서도 “락스타존을 통해 은행 이미지 제고와 미래고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표> 지역별 락스타존 현황
(자료 : KB국민은행)
박창규 기자 k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