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예산에 모태펀드 관련 지원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부처 협의와 국회 통과 과정에서도 예산이 편성되지 않을 경우, 국내 벤처산업 경기가 냉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관련 정부당국 및 기관에 따르면 내년도 중소기업청 모태펀드 예산한도액(실링)이 ‘제로(0원)’로 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모태펀드는 새롭게 결성되는 벤처펀드 자금줄 역할을 하는 ‘펀드를 위한 펀드(Fund of funds)’다. 지난 2005년 1701억원을 시작으로 모태펀드를 관리하는 ‘중소기업 창업 및 진흥기금’(중진기금)에서 매년 1000억원 안팎 예산이 지원됐다.
국내에 결성되는 벤처펀드 절반가량은 모태펀드가 참여할 정도로, 국내 벤처펀드 시장에서 모태펀드는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특히 모태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에 2850억원이 편성됐고 지난해도 1000억원이 집행돼 벤처시장이 살아나는 데 일조했다.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는 내년에도 증가하고 있는 벤처투자 수요를 감안하면 1조원 이상의 벤처펀드를 결성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3000억원 안팎의 기본 재원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현재 예상으로는 그동안의 투자 회수분 등을 고려하더라도 내년에 추가로 1500억원가량 예산이 요구된다.
모태펀드 재원은 문화산업진흥기금·영화기금·특허회계 등에서도 비정기적으로 편성하나, 이들 자금은 각각의 기금·회계 운영 목적에 따라 집행돼 초기 벤처 활성화 등 시장실패 영역 투자 지원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청은 8월까지는 협의를 할 수 있는 만큼, 예산 반영을 위해 최대한 기획재정부를 설득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스타트업 창업 붐에 모태펀드가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음을 적극 알린다는 방침이다. 김동선 중소기업청장은 “시간이 있는 만큼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재정부 측에서는 “예산 변동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모태펀드에 별도 예산을 편성하는 데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총 1조5938억원 규모로 67개 벤처펀드가 결성된 가운데 이 중 모태펀드가 출자해 결성된 펀드는 31개(46.3%), 결성규모는 9420억원(59%)에 이른다. 올해 들어 1분기 현재 8개 벤처펀드가 결성된 가운데 75%인 6개에 모태펀드가 참여했다.
<연도별 모태펀드 출자조합 비중>(단위:개, 억원, %)
*자료:한국벤처캐피탈협회
<모태펀드 재원 현황> (단위:억원)
*자료:한국벤처투자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중기청, 내년 모태펀드 예산 `0`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모태펀드 재원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