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가 세계 2위 소셜커머스 업체인 미국의 `리빙소셜(livingsocial.com)`사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국내 업체(쿠팡, 위메프) 대 외국 업체(그루폰, 리빙소셜)의 양자 대결 구도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소셜커머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티켓몬스터는 약 3~4주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빠르면 이달 안에 리빙소셜에 정식으로 매각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매각금액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티켓몬스터는 최근 코스닥 시장 상장을 검토하며 증권사들로부터 제안받은 예상 공모가액을 기준으로 최소 300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수 방식은 지분 100% 매각이다. 현재 티켓몬스터의 최대주주는 전체 지분의 절반을 보유한 신현성 대표(26)다.
여기에 미국계 벤처캐피탈인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약 24%)와 국내 벤처캐피탈 스톤브릿지캐피탈(약 9%) 등이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회사 직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대부분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신 대표와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가 지분 매각에 동의하는 경우, 나머지 주주들의 동의를 거치지 않아도 회사 매각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현성 대표는 지난 해 5월 `티켓몬스터`를 창업,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을 선도했으며 이번 매각이 성사될 경우 불과 1년 3개월여만에 1500억원대의 매각차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티켓몬스터 측은 미국 현지에서 자사의 투자 자문을 맡아온 바클레이즈(Barclays) 은행을 통해 수 개월전부터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 1위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도 인수 의지를 보였으나, 그루폰은 이미 지난 3월 한국 현지법인(그루폰 코리아)을 설립한 상태여서 리빙소셜이 최종 인수자로 결정됐다. 리빙소셜은 기존 업체와의 인수합병(M&A)을 통한 한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다 국내 업체 중 가장 적극적인 매각 의사를 밝힌 티켓몬스터를 인수 대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업공개(IPO)를 추진중인 리빙소셜은 미국 소셜커머스 시장의 24%를 점유하고 있는 업체로 48%를 점유하고 있는 선두 그루폰의 뒤를 쫓고 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기업가치는 35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으며, 지난해에는 아마존 닷컴으로부터 1억7500만달러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티켓몬스터가 이번 매각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최근 지나친 마케팅비 지출로 인해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티켓몬스터는 미국 실리콘 밸리 뱅크(Silicon Valley Bank)로부터 약 60억원 가량을 연 15%의 고금리에 차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해당 은행 관계자로부터 500만~10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대출해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만한 액수의 돈을 외국 은행으로부터 고금리에 빌렸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 사정이 급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티켓몬스터의 경우 소위 `마케팅딜`의 빈도 수가 잦고 수수료가 낮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기적인 마인드로 기업을 경영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결국 외국 기업에 매각되는 수순을 밟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티켓몬스터 신현성 대표는 "리빙소셜 측과 매각에 관해 몇 차례 이야기한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실리콘 밸리 뱅크에서 차입한 자금은 150만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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