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수학강사, 외국학생"도 한데 어울려 일해요

 반도체설계(EDA, Electronic Design Automation) 툴 전문회사인 케이던스코리아에서는 다양한 출신의 엔지니어가 한데 어우러져 일을 한다.

 엔지니어 기근이 들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인력난이 심각한 한국의 반도체 분야. 하지만 이 회사는 채용방식을 바꿔 엔지니어를 대폭 확충했다. 자격제한을 두지 않고 능력과 잠재력만을 보고 채용한 것. 그 덕에 다양한 국적과 출신의 엔지니어들이 케이던스에 모였다.

 케이던스코리아에는 독특하게 중국과 대만, 인도 출신의 엔지니어들이 있다. 언뜻 보면 본사에서 파견 나온 사람 같지만, 한국지사에서 자체적으로 해외에 수소문해 채용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반도체를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한국을 찾은 이들이다.

 이색 경력의 직원도 채용했다. 최근 케이던스에 합류한 신입사원의 전직은 수학 강사. 그는 반도체를 개발하는 친구를 보고 반도체 산업에 몸담고 싶어 ETRI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를 통해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지금은 케이던스에 입사해 실무 교육을 받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최근 1년간 케이던스의 개발자들은 11명이 늘었다. 50여명 중 4분의 3이 개발자다. 케이던스가 이렇게 다양하게 인력을 채용하는 것은 국내사업은 계속 커지고 있지만 인력구하기가 힘들어서다.

 반도체자동설계 툴 회사는 고객의 프로젝트를 도와야 하는 특성상 개발자 비중이 마케팅·영업직보다 크다. EDA 회사의 개발자들은 고객이 해당 툴을 이용해 공정이나 개발 프로세서를 세팅하도록 도와줘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그만큼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개발자 충원이 필요하지만 국내 여건이 녹록치 않았다.

 신용석 케이던스코리아 사장은 “직원들이 늘고 교육장도 필요해 사무실 확장 이전을 계획 중”이라며 “개발자를 더 채용하고 내년 초에 사무실을 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