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입찰 마감이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고 단독 응찰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외에 다른 대그룹도 입찰 참여를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하이닉스 인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나 KCC그룹 등 범현대가와 손을 잡고 하이닉스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 현대중공업은 단독 입찰로 방향을 정하고 하이닉스 인수를 준비 중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지난달 공시한 수준 그대로며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면서 “입찰 마감까지 추이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가 및 업계에서는 사실상 현대중공업이 입찰 참여를 결정했으며 여론추이를 살피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 인수에 필요한 3조원을 마련하기에는 자금이 부족하다는 분석 때문에 현대중공업이 현대자동차나 KCC 등 범현대가와 공동으로 손을 잡을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현대중공업의 지난 3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4850억원이다. 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사의 현금성 자산(2조8149억원)과 단기금융상품(1조9378억원)을 합칠 경우 6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한 만큼 단독 응찰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를 인수하게 되면 범현대가는 현대건설, 현대오일뱅크에 이어 과거 현대전자까지 아우르며 옛 현대그룹 모습을 재현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사업다각화를 위한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외에도 한두 개 그룹이 하이닉스 입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산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2개 그룹이 하이닉스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한 곳은 이번 입찰에 참여하는 게 확실시된다”며 “현대중공업이 승자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오너들이 입찰 참여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여전히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수기업으로 거론됐던 효성이나 LG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굳혔다.
채권단은 오는 8일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한 곳만 입찰에 참가하게 되면 마감을 2주 정도 연기한다. 2주 동안 추가 참가 의향자가 없으면 단독 응찰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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