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테크] 타이핑하면 충전되는 노트북

미래에는 노트북 키보드를 치는 것만으로 충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미래에는 노트북 키보드를 치는 것만으로 충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어, 배터리가 다 됐네. 어떻게 충전을 하지.” 깜빡 잊고 노트북 충전용 케이블을 가지고 오지 않았는데, 배터리가 다 소모됐다는 빨간 불이 들어온다. 결국 주변 사람들을 수소문해서 노트북 충전용 케이블을 구하거나, 간신히 구한 케이블도 기종이 맞지 않아 낭패를 겪는다. 이처럼 배터리 문제로 인해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는 일은 노트북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다.

 만약에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노트북 자판을 치는 것만으로 충전이 이뤄진다면 어떨까. 노트북으로 일을 하면서, 동시에 충전도 가능한 ‘일석이조’의 방식이 미래에는 실제로 이뤄질 전망이다. 키보드를 타이핑하는 것만으로 자동으로 충전이 되는 미래형 노트북(랩탑)이 호주의 한 대학에서 개발 중이다.

 휴대용 기기를 대상으로 한 자체 동력 개발은 그 동안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어왔다. 얼마 전 로지텍은 본체에 내장된 2개의 솔라 패널을 통해 태양광선이나 실내등으로 동력을 얻는 무선 키보드를 상용화했다.

 그러나 노트북에서 키보드 입력만으로 자체 동력을 얻는 기술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주 소재 왕립 멜버른 기술 대학(RMIT)이 개발하는 이 기술은 얇은 특수 필름에 기계적 압력을 가해 전기를 생산해내는 방식이다. 이는 기계적 진동을 통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이른바 ‘압전기’ 연구가 기반이 됐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쉬운 압전기는 19세기에 개발된 전기 담배 라이터의 점화방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압전기와 박막 기술(thin film technology), 마이크로 칩 생산 기술의 만남으로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RMIT 개발팀은 나아가 이 기술을 보다 광범위한 소비자 가전에 적용할 방침을 세우고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맥박이 뛰는 것이나 신발을 신고 걷는 것만으로 휴대폰이나 기타 기기의 충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로 확대 적용하도록 연구 중이라고 덧붙여 전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궁극적으로 모든 휴대용 소형 기기의 이슈인 배터리 및 충전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전망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