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의 배반=상식이 통하는 세상. 얼핏 들으면 매우 합리적이고 보편타당할 것 같은 세상이다. 성문화되진 않았지만 누구나 보편타당한 진리라고 믿는 ‘상식’은 항상 옳기만 한 것일까?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네트워크 과학 전문가인 저자는 단호히 아니라고 대답한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공동주택 프로젝트인 시카고의 ‘로버드 테일러 홈’ 프로젝트는 상식의 배반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자금이 풍부하면 공동주택을 많이 보급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지만, 결국 황폐한 건물과 밀집된 아파트, 지독한 가난과 갱단의 출현이라는 재앙으로 끝이 났기 때문이다.
상식이 허점투성이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상식의 순환논리에 빠지곤 한다. 수많은 군중들이 ‘그것이 그렇다’고 말하는 순간 상식이 되고, 그 상식은 깨지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모나리자’가 세계적인 수작으로 꼽히고, 해리포터가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모나리자이고, 해리포터인 속성을 가지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페이스북의 성공 요인을 말할 때 초기에는 대학생들만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지만, 만인에게 개방된 후에는 `광범위한 호소력`이 성공 비결로 지목되는 모순도 여기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저자는 상식이라는 단어가 주는 공정성의 위험에 빠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상식을 뒤집어보고, 의심하기를 제언한다.
던컨 J.와츠 지음. 정지인 옮김. 생각연구소 펴냄. 1만 5000원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