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조에서 기존 중형모델인 407과 준대형이었던 607을 통합 대체하게 된 508은 현대 쏘나타와 엇비슷한 덩치를 가졌다. 그런데 이번에 시승한 푸조 508 악티브(Active) 모델은 이 덩치에 1,600cc급 엔진을 얹고 나왔다. 게다가 이 엔진의 최고출력은 112마력에 불과하다.
요즘은 다운사이징의 유행으로 이전보다 배기량을 낮춘 엔진들이 오히려 각광받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출력이 낮은 508 악티브가 설득력을 갖는 것은 1.6 디젤 엔진이 낮은 회전수에서부터 충분한 만큼의 토크를 제공한다는 점과 수동변속기 이상의 효율을 내는 MCP 변속기를 탑재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 둘의 조합은 308, 3008등 푸조의 기존 MCP 버전들을 통해 그 진가를 입증한 바 있다.
508 악티브가 더욱 특별한 것은 이 둘의 조합에다가 마이크로 하이브리드 기술까지 얹은 ‘e-HDi’ 시스템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하이브리드’는 그 명칭처럼 비록 본격적인 하이브리드카는 아니지만 기존 차량보다 모터와 발전기, 배터리 등 전기 계통의 성능과 역할을 강화해 효율을 끌어올린다.
주행을 하다가 정차 직전에 시동을 자동으로 끄고, 출발할 때는 다시 켜는 방법으로 연료를 아끼는 기능은 요즘 출시되는 신차들에서 낯설지 않다. 그런데, 508 악티브는 이 과정이 굉장히 부드럽다. 제어가 서투르면 위화감은 물론이고 멀미까지도 유발할 수도 있지만, 2004년부터 양산차에 이 기술을 적용해 대중화 시대를 연 회사답게 솜씨 좋게 적용한 모습이다.
자동변속기와도, 수동변속기와도 다른 MCP 변속기만의 주행감각에 적응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어찌됐던 508 악티브가 112마력 엔진으로도 별다른 부족함 없이 달릴 수 있는 것은 상당부분 MCP덕분이다. 변속레버는 308, 3008과 전혀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데, 조작감도 부드러운 한편으로 무게감을 더해 고급스러워진 인상을 준다. 밤이 되면 변속레버 밑단에도 조명이 켜지는 것이 인상적이다. 운전대 뒤에 달린 변속패들을 이용해 스포츠카 기분을 낼 수 있는 것도 재미있다. 100㎞/h 정속 주행 시의 회전수는 1,800rpm정도고 정숙성도 좋다. MCP 위화감을 제외한다면 승차감과 핸들링도 푸조 차다운 만족감을 준다.
230㎞를 주행한 이번 시승에서 508 악티브는 14.2km/ℓ의 평균연비를 기록했다. 이는 시승차에 남아있는 1,700km 구간의 누적 연비와도 일치하는 수치였다. 508 악티브의 공인연비는 22.6㎞/ℓ로, 하이브리드카를 제외한 자동변속기 차량 중에서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시승이 아닌 일반 주행, 더 나아가 연비에 초점을 둔 운전이라면 우수한 연비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푸조 공식 수입사인 한불모터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508은 1.6 디젤엔진을 탑재한 악티브 외에도 204마력 2.2리터 디젤 엔진의 ‘GT’, 163마력의 힘과 17㎞/ℓ의 우수한 연비를 겸비한 2.0리터 디젤 엔진의 ‘알뤼르’ 등 세 가지 버전으로 나뉘며, 알뤼르는 세단 뿐 아니라 왜건형 차체를 가진 ‘508SW’로도 판매된다. 가격은 4290만원~5610만원. 푸조의 6월 국내 판매량은 508의 활약에 힘입어 역대 최다 월 판매 수치인 317대를 기록했다고 한불모터스 측은 밝혔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