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부실 애플 사후지원, 뜨거운 감자로...애플코리아 "제조만 할 뿐 나머지 관여 안해" 여전히 고자세

총체적 부실 애플 사후지원, 뜨거운 감자로...애플코리아 "제조만 할 뿐 나머지 관여 안해" 여전히 고자세

6일 방송된 MBC TV `불만제로` 방송 영상을 둘러싸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각종 IT커뮤니티 및 블로그, SNS 등은 물론이고, 불만제로 게시판도 방송 내용을 둘러싸고 찬반 격돌이 붙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애플 제품 구입 후 애프터서비스에 실망했다는 제보를 받고 소비자의 원성이 높아진 애플사의 AS 정책을 파헤쳤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아이맥 등 휴대기기를 잇따라 출시하며 큰 인기를 끈 세계적인 전자업계다. 특히 애플사의 아이폰(iPhone)은 2007년 최초로 출시되면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는 2009년 KT에서 올해는 SKT가 아이폰을 출시, 국내에만 300만대 이상 판매하며 여전한 인기를 끌고 있다. 덩달아 애플 컴퓨터 제품들도 초고가임에도 사용자층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구멍가게만도 못한 아이맥 수리정책 = 그러나 애플의 글로벌 명성과 달리 국내에서 유통되는 애플 관련 제품들의 A/S는 놀라울 정도로 열악했다.

애플사의 아이맥은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가 합쳐진 애플사의 제품으로 고가임에도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수백만원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마니아들도 많다. 방송에는 1200만원짜리 초고가 제품을 사용하는 사례도 소개됐다.

그러나 일부 신제품에서 화면 속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얼룩이 생긴다는 문제가 드러났던 것. 본지에서 보도한대로[http://www.etnews.com/201106140012] 아이맥 화면에 얼룩현상을 보인다는 구매자만 30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이미 사고 대응 카페를 만들고 집단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은 이에 대해 "화면의 얼룩은 흡연이나 음식물 조리, 석유 곤로의 연기 등 사용자의 환경 때문에 생기는 것이므로 무상 수리가 안 된다"는 황당한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애플은 제품상의 결함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과도한 수리비까지 청구하고 있는 상태다. 21인치 모니터 수리비는 무려 76만원, 27인치와 30인치 모니터 수리비로 최고 120만 원까지 청구됐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은 이와 다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이 현상의 원인은 바로 단순한 `먼지-그을음`이었던 것. 빛이 지나가는 경로에 먼지가 광학필름에 흡착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이 얼룩은 모니터 판을 분리해 수건으로 닦으면 쉽게 없어진다. 100만원이 넘는 수리비를 주장하는 애플의 정책에 문제가 있음이 확인되는 순간이다. 사설업체에서 얼룩을 닦아낼 경우에도 수리비는 5~10만원이면 충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 마음대로 정한 수리기준 = 이날 방영분에서는 애플 AS의 문제가 아이맥에 그치지 않았다. 아이폰과 관련한 소비자들의 원성도 자자했다.

애플의 깐깐한 A/S 정책은 방송 내내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구매 후 1년을 보증기간으로 두고 있지만, 아이폰 연결단자 아래 부착된 침수라벨이 변색되면 이유를 불문하고 무상 AS는 되지 않는다.

따라서 휴대폰에 물이 직접적으로 닿지 않아도 습기 등으로 인해 쉽게 색이 변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 이 때문에 29만원을 청구 받았다가 법원의 조정으로 29만원을 돌려 받은 사건이 자세히 소개됐다. 그러나 "난 물에 넣은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명씩 사설 수리업체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고무줄 A/S 기준도 도마위에 올랐다. 특정 부품만 수리를 받으려고 해도 외관상 흠집이 있으면 역시 무상 수리가 불가능하다. 같은 문제가 3번 발생할 경우에도 구입 14일이 지나면 신제품 교환이나 환불이 불가능하다. 심지어 동일 제품임에도 이동통신사의 정책마다 교환 기간이 다르다. 아이폰에 포함된 공식 약관 자료에는 애플의 자의적 기준에 따라 교환, 수리, 환불 등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다. 국내 소비자보호 관련 법규를 사실상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리퍼폰을 사전 고지없이 판매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사용자가 리퍼폰임을 안내받지 못하고 구입한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 것이다. 리퍼폰은 케이스 내부를 뜯으면 특정한 표시가 되어 있고 구체적인 모델명도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구분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KT는 방송과 인터뷰에서 "판매는 대리점이 판단해야 할 부분이지만, 차후에 이런 일이 없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애플은 전 세계적으로도 "리퍼폰은 사후 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한 것이지 재판매용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와 관련 애플사는 제품을 제조만 할 뿐 구매 이후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다는 것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또한 애플코리아는 "어떤 언론과도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며 고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은 "애플의 A/S 정책이 바뀌지 않은 이상 국내 사용자들의 짝사랑도 언제까지 갈지 의문이 든다"며 마무리됐다.

◆"불매운동 해야 할 수준" vs "왜 국내기업은 파헤치지 않나" = 방송이 나간 뒤 네티즌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아이맥은 전량 리콜해야 한다. 기계에 문제가 있는데 그냥 보고 있는게 말이 되나" "애플이 중국 등 해외에서는 리퍼폰을 받을 때 묻지마 교환인데 한국만 서비스 방식에 차별을 두고 있다" "애플 제품은 좋지만, A/S 정책이 바뀔 때까지는 다시 구매할 생각이 없다" "불매운동을 해야 할 수준 아닌가. 소비자들이 행동을 하지 않으니까 애플이 배짱인 거다" "좋은 디자인-성능과 확실한 A/S는 분명히 함께 가야 하는 것인데, 애플 마니아들은 좋은 디자인-성능에만 몰입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반삼성과 친애플을 엮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과 별개로 애플 제품에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루이틀 이야기인가. 아무래 말해도 바뀌지 않으니 답답하다" 등의 의견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불만제로 게시판에 "왜 삼성 등 국내 기업들의 문제점을 들추지 않는가" "국내기업(삼성)을 띄우기 위한 애플 죽이기 아닌가" 라며 제작진을 향해 날선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애플이 최고라고 하는데, 정작 자신들을 위해 방송을 해 줘도 왜 삼성은 비판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는 것을 보며 경악했다" "애플 관련 문제라면 무조건 쉴드(방어)부터 치니 할 말이 없다"라며 반박하고 있다.

tre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