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태양광 사업 `숨고르기`

 글로벌 태양광 시장 침체로 현대중공업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10일 현대중공업의 한 고위 임원은 “태양광 부문 투자계획이 있었지만 현재 시기가 좋지 않아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미 투자 준비는 끝내 놓았지만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으로, 태양전지 생산용량 1GW 확보시기를 언제로 할지는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이 같은 결정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를 목표로 잡은 태양전지 생산용량 1GW 달성 시기가 사실상 늦춰졌음을 의미한다. 태양전지 생산설비 1GW는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현대중공업의 생산능력은 국내 최대 규모인 600㎿에 이른다.

 태양광 업계는 현대중공업의 투자 시점 조절 계획에 대해 “단지 현대중공업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반응했다.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럽 시장이 침체된 현재로서는 어느 기업도 사업을 자신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수요가 대폭 줄어들면서 세계적으로 태양광업체의 태양전지 재고는 늘어나는 한편 판매가격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당 79달러 수준이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53.5달러까지 떨어졌고 태양전지 가격도 지속 하락해 현재 와트(W)당 0.755달러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투자를 꺼리는 상황은 전 세계 태양광업체 공통으로 볼 수 있다”며 “태양광 사업 계획을 밝힌 다른 국내 대기업들도 말만 무성할 뿐 정작 실질적인 사업 시행은 주저하고 있는 모습에서 이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로 예정됐던 중국 웨이하이시 소재 연산 600㎿ 규모 풍력발전터빈 공장 준공식도 미뤄놓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태양광과 풍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투자시기를 전체적으로 조율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투자 시점 조절은 태양광에만 국한된 것이며 풍력발전 부문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준공식은 말 그대로 행사일 뿐”이라며 “중국 풍력발전터빈 공장 준공식이 늦어지는 것과 태양광 부문 투자시기 조율과는 관계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