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는 5단계 몰락 중 어디까지 떨어졌는가

소니는 5단계 몰락 중 어디까지 떨어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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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 일본 전자 산업의 상징인 소니가 빛을 잃었다. 3년 연속 적자의 충격도 힘든데, 올해 들어 연이은 해킹 때문에 1억 건이 넘는 고객 정보 유출까지 일어났다. 창업 65년 만에 겪는 최대 위기다. 일본의 주간 동양경제는 최신호에서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의 저자 짐 콜린스가 제시한 ‘기업 몰락의 5단계’를 빗대어 소니를 진단했다.

 지난 1946년 창업한 소니는 트랜지스터라디오 개발로 발판을 마련한 후 1979년 공전의 히트 상품 ‘워크맨’을 출시했다. 워크맨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소니의 명성도 수직상승했다. 동양경제는 이때부터 몰락의 1단계 조짐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소니의 80년대는 2단계, 무분별한 외형 확장의 시기다. 소니는 88년 CBS레코드를 인수한 후 이듬해 컬럼비아영화사를 당시 최대 기록인 34억 달러에 사들인다. 덩치는 커졌지만 소니의 재무 상태는 악화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 소니는 사내 파벌 다툼이 시작된다. 아울러 애플 아이팟이나 삼성전자 디지털 TV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지만 경영 노선은 바뀌지 않았다. 3단계에 해당하는 위험과 문제점을 모두 덮은 셈이다.

 2008년 들어 드디어 소니 쇼크가 터졌다. 실적 악화가 가시화되자 자본 시장은 소니를 외면, 주가는 2일 연속 거래 중지 선까지 폭락했다. LCD 패널로 반전을 노렸지만 이미 4단계, 한방 역전의 백일몽에 지나지 않았다.

 과연 소니는 이대로 몰락의 5단계로 떨어질까? 동양경제는 아직 기회가 있다고 진단, 그 길을 음악이나 영상 등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플랫폼이라고 조언했다. 소니의 주력인 TV나 스마트기기가 살아나려면 매력적인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는 이유다. 물론 하드웨어의 혁신은 기본이라고 동양경제는 덧붙였다.

 <짐 콜린스가 제시한 기업 몰락 5단계와 소니>

 1. 성공에서 싹튼 오만(워크맨의 히트)

 2. 원칙 없는 외형 확장(컬럼비아 영화사 인수)

 3. 위험과 문제점의 부정(디지털시대 대응 결핍)

 4. 한방 역전의 꿈(LCD패널로 반전 시도)

 5. 평범한 기업으로의 전락(?)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