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e북 대표주자 `북토피아` 역사 속으로

 1세대 e북 서비스 ‘북토피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지난해 북토피아의 콘텐츠 자산을 인수한 오피엠에스(대표 윤세웅)는 최근 공지를 통해 “오는 28일 북토피아 서비스를 종료하고 오피엠에스의 e북 서비스인 ‘메키아’로 통합 운영한다”고 밝혔다.

 북토피아는 1999년 주요 출판사의 출자로 설립돼 국내 대표적 e북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불투명한 저작권 관리 등으로 지난 2009년 미지급 저작권 58억원, 부채 95억원을 안고 주저앉았다. 웅진 그룹 계열의 오피엠에스는 작년 10월 12만건에 이르는 북토피아의 콘텐츠 자산을 인수, 서비스를 유지해 왔다.

 오피엠에스는 그간 준비해 온 e북 서비스 ‘메키아’를 이달 말 정식 오픈하면서 북토피아 서비스를 메키아에 흡수하기로 결정했다. ‘북토피아’ 브랜드가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통합 과정에서 북토피아 고객들이 보유한 콘텐츠가 메키아로 제대로 이전되지 않아 일부 사용자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구매한 북토피아 콘텐츠들은 웹에서 사라지고, 계속 이용하려면 반드시 PC로 다운로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사용자들은 “서비스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언제 어떻게 사라질지 모르는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해 이용하는 것이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관련 업계에선 e북에 대한 출판계의 뿌리 깊은 불신이 이번 북토피아 콘텐츠 이전 문제를 놓고 다시 한번 표출된 것으로 풀이했다. 과거 북토피아의 불투명한 처사에 실망해 저작권 연장 계약에 응하지 않은 출판사들이 있다는 얘기다. 디지털 콘텐츠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 신뢰를 심는 것도 과제라는 평가다.

 오피엠에스 관계자는 “일부 출판사들이 저작권 연장 계약에 합의해 주지 않았고, 과거 e북 중엔 다른 포맷으로 전환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 부득이하게 콘텐츠 이전을 못했다”며 “PC에 콘텐츠를 다운로드하는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