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전(戰) 참여를 증권업계는 대체로 부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통신과 반도체의 시너지가 불확실하고 이익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근거로 인수의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보고서에서 "통신과 연관성이 적은 반도체 사업에 투자해서 얻는 시너지 효과가 미미하다. 또 반도체 산업은 경기 변동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익 변동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이지연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과 반도체는 연결고리가 거의 없어 시너지 창출력이 불확실하다. 또 반도체 산업은 매년 대규모 설비투자를 하기 때문에 인수 후 자금투입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주가가 안정적이고 배당률은 높은 편인 SK텔레콤 특성상 하이닉스와 투자 철학이 충돌할 수 있다는 견해도 여럿 제기했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 인수는 SK텔레콤의 방어적 성격에 투자한 외국인 주주의 철학과 배치된다. 외국인 매도가 향후 주가 향방의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올해 초 LG유플러스가 생산량(CAPEX) 증액을 발표하자 외국인이 집중 매도에 나선 전례가 있었다고 전했다.
양 연구원은 안정적 이익과 배당을 선호하는 SK텔레콤 주주들이 지분을 축소할 수 있기 때문에 인수가 확정될 때까지 주가가 부담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주당 9천400원 규모인 SK텔레콤의 배당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SK텔레콤이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주주들에게는 불확실한 변수로 인식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밖에 송재경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파견한 사람으로 하이닉스 경영진이 대거 교체되면 반도체가 전문인 지도부의 공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는 최대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선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이동섭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 규제와 매출성장 정체로 소외됐던 통신 대표주가 사업 다각화 가능성을 여는 것은 좋은 선택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 인수 금액이 정해지지 않았고, 앞으로 사업 성과도 전망하기 곤란하다"면서 부정적 견해들보다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SK텔레콤은 지난 8일 장 마감 후 공시에서 하이닉스 지분 매각 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