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수출시장으로서 독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EU 각국 경제상황과 우리나라의 산업 연관도를 고려할 때 초기 독일 시장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무엇보다 독일은 EU 주요국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장 슬기롭게 극복한 나라다.
여타 선진국과 달리 실업률이 꾸준한 안정세를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유로화 위기를 계기로 독일 경제의 재정 건전성이 오히려 개선됐다. 독일의 재정적자는 2009년 기준 GDP 대비 3.3%에 불과하다. 10%대를 나타내는 아일랜드, 스페인, 영국과 비교해 크게 낮다. 미국(9.9%), 일본(7.4%)과 비교해도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경제적 안정으로 중장기적으로 수요 시장이 확실할 것이라는 기대다.
이뿐만 아니다. 독일 제조업도 부활해 눈부신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제조업 투자를 늘려온 결과다. 제조업의 기반인 금속 및 기계류 투자는 최근까지 꾸준히 이어진다. 서비스업 중심 성장이 고착화한 미국 등과 달리 독일은 제조업 분야에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아웃소싱이 활발한 것도 우리 기업에는 현지 시장 진출 기회 요인이다.
독일 기업은 EU를 중심으로 해외 아웃소싱(오프쇼어링)에서 혁신에 매진해 왔다. 원가 절감, 고품질 부품 조달에 EU 시장을 적극 활용했다. 고객 취향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맞춤형 대응도 오프쇼어링을 적극 활용했다. 이를 EU 역내에서 해결했다면 이제는 우리나라가 그 시장을 탐낼 수 있는 여건이 됐다. 이번 FTA 체결로 상당수 품목이 EU 역내기업과 동일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다.
EU와의 FTA 발효로 특히 IT제품 수출 기대감이 크다. 대표적으로 LED 조명, 2차 전지, 전기제어기기, 리튬이온전지 등이 꼽힌다. 특히 LED는 EU의 에너지 절감 움직임과 함께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현지에서도 시장이 급속히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어 우리 기업의 수출증대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재 자동차와 자전거용 한국산 LED 품목 수입이 매년 늘고 있다.
EU에서는 오는 9월부터 60W 이하 백열전구 판매를 금지하고 내년부터는 모든 백열전구 사용을 막는다. 일반 조명으로 사용되는 LED는 이번 FTA로 4.7%의 관세율이 즉시 철폐됐다. FTA가 체결되지 않은 중국·대만·일본 등 경쟁국과 비교해 우위를 점하는 계기가 될 것이 확실하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한-EU FTA 발효를 계기로 EU 역내 한국산 제품 시장점유율을 2.6%에서 3년 내 3%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에 놓여 있는 국가들이 EU와 FTA를 체결하는 데 최소 3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3년간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독일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무엇보다 제조업이 번창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이 FTA 수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EU FTA 발효로 EU 수출 확대 기대되는 녹색 유망 품목>
*자료:한국무역협회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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