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온다]IT · 자동차 · 에너지, 독일 저력 살아났다

독일 IT산업이 올해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사진은 세계 최대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공급사인 독일 엑시트론 생산공장 모습.
독일 IT산업이 올해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사진은 세계 최대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공급사인 독일 엑시트론 생산공장 모습.

 ‘10년 만에 최고 성장률 달성’

 올해 1분기 독일 IT산업이 얻은 실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독일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KOTRA 프랑크푸르트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에 따르면 독일 정보통신, 가전제품업체 78%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상승했다.

 셰어 독일 연방정보기술미디어협회(BITKOM) 의장은 “IT산업 모든 분야가 성장했으며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면서 “특히 스마트폰, 클라우드 컴퓨팅 그리고 스마트패드 같은 새로운 제품 수요와 전반적인 독일 경제안정에 힘입어 관련 업계가 큰 이익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독일 IT산업은 20%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경기 회복과 함께 생산과 매출에서 각각 13%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도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독일 전자전기중앙산업협회(ZVEI)는 올해 독일 전자전기산업 성장 전망치를 10%로 잡았다. 디지털소비가전과 통신 등 첨단산업도 높은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BITKOM은 올해 디지털소비가전과 통신 등 하이테크 분야 매출을 지난해보다 2% 상승한 총 1455억유로로 내다봤다.

 이 같은 성장세는 일자리 창출 기대로 이어진다. 지난해 하이테크 분야에서만 1만개의 신규 고용을 창출한 데 이어 올해는 2만개의 일자리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IT산업뿐만 아니다. BMW·폴크스바겐·벤츠·아우디·포르셰 등 전 세계를 호령하는 자동차 산업이 다시 고성장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독일 완성차 시장 매출은 전년도인 2009년과 비교해 19.7% 상승했다. 무려 2487억유로에 달한다. 자국 내 매출은 줄었으나 해외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올해 매출 규모도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해외 판매가 약 440만대로 사상 최고치가 예상된다.

 독일 자동차산업의 이 같은 분발은 꾸준한 연구개발(R&D)을 비롯한 시장개척 노력 결과물이다. 독일 자동차회사인 다임러는 독일 부품제조사인 보쉬와 지난 4월 전기자동차 모터 개발에서 전격적 제휴를 선언했다. 각각 다른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장악했던 양사가 새로운 분야에서 손을 잡은 것이다. 현지에서는 세계 자동차 산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예상을 쏟아냈다.

 이미 글로벌 선두권에 포진한 환경·에너지 산업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경쟁국의 견제 목소리도 높다. 독일은 2000년 신재생에너지법 제정 이후 에너지 산업이 급성장 중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연평균 5.7% 성장에 그쳤던 신재생에너지 생산이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매년 평균 14%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2009년 기준 전체 전력의 약 16%를 신재생에너지로 조달하고 있는데 이 비중을 2020년 30%, 2030년 40% 수준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h당 25~45유로센트인 보조금을 향후 20년간 보장한다는 강력한 지원이 산업계를 독려했고 독일 에너지 기업이 전 세계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게 된 배경이 됐다.

 2009년 태양광 산업 분야에서 Q-셀스가 세계시장 점유율 7.2%로 수위를 차지했고 에너콘·리파워·노르덱스 등 풍력기업도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세계적인 부품업체인 보쉬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차세대 먹을거리 찾기에 나섰다.

 보쉬는 태양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20억유로를 투자한 데 이어 추가로 5억2000만유로를 투자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생산 전력량을 현재의 5GW에서 130GW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130GW의 전력은 약 2억명의 유럽 인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보쉬는 태양에너지 산업뿐만 아니라 풍력 발전 및 해양 에너지 분야에도 투자를 계획 중이다.

 독일이 또 하나 강점을 지닌 기계산업도 침체기를 완전히 벗어났다. 독일 기계설비제조협회는 올해 성장 전망치를 14%로 잡았다. 당초 10%에서 올린 것으로 올해 수주물량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기계설비제조협회는 올해 기계산업계에서 신규 고용 인력이 2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표>올해 독일 정보통신기술분야 시장규모 전망 (단위:10억 유로)

  *자료:BITKOM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