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끝난 US여자 오픈에서는 서희경과 유소연의 연장전 끝에 유소연이 마침내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두 선수 모두 대단한 기량을 보여주었다. 260∼270야드를 때려내는 드라이버 샷이며 6번 아이언으로 190야드 떨어진 핀에 붙이는 능력은 과연 US오픈 챔피언이 어떤 기량을 갖춰야 하는지 보여주었다. 하지만 나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신지애의 플레이에 관심이 많았다. 올해 들어 여러 차례 2위를 했지만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던 신지애가 거리가 길기로 소문난 US오픈에서 어떤 결과를 낼 지 무척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신지애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은 자로 잰 듯한 숏 아이언 샷과 페어웨이를 벗어나지 않는 드라이버 샷 그리고 퍼팅 능력이다. 2010년 통계를 보면 드라이빙 정확도는 77.2%로 LPGA 1위였고, 정규 그린 온을 한 홀에서는 1.76개의 퍼팅으로 15위를 차지했을 정도였다. 반면에 부족한 점은 역시 거리였다. 2010년 시즌 신지애의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는 237야드로 LPGA 117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단타자다. 신지애는 동계 훈련에서 드라이버 샷을 늘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2011년 중간 성적을 볼 때,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가 250야드로 13야드가 늘었다. 주말 골퍼들 모두 알고 있지만 평균 드라이브 거리 15야드를 늘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면서도 드라이버 샷 정확도가 77.2%에서 79.5%로 오히려 올라갔다. 정말 대단한 결과다. 그런데 올해 LPGA에서 2등만 두 차례하고 아직 우승이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정말 궁금해서 이번 US여자 오픈 결과를 기다렸던 것이다. 신지애는 10위로 US여자 오픈을 마무리했다. 신지애 선수가 2009년처럼 우승을 밥 먹듯 하려면 아이언 샷의 거리를 지금보다 10야드 정도 더 늘려서 하이브리드 클럽 의존도를 조금 줄이고, 짧은 퍼트를 할 때 머리 속의 잡념을 지우기만 하면 된다. 1m 정도의 짧은 퍼팅을 자꾸 놓치는 것이 신지애 선수의 우승 길목을 가로막는 주요한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이 퍼팅이 얼마나 중요한지 본인이 너무 잘 알다 보니 스트로크에 주저함이 끼어들어서 그런 것이다. 올 하반기에는 신지애 선수가 이런 문제점들을 잘 극복하고 다섯 번 정도 우승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