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컬처]스포츠와 도핑 테스트

 최근 남녀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들이 금지약물을 복용한 혐의가 있다는 뉴스로 육상계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다행히 한국도핑방지위원회는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위원회는 마라톤 선수들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조혈제는 금지약물이 아니라고 규정했다.

 할리우드 배우 찰리 쉰은 1989년 야구 영화 ‘메이저리그’에서 투수 역을 촬영하며 6~8주간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 촬영 전에는 시속 127㎞까지 던졌지만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8주 뒤에는 시속 137㎞을 기록했다”며 “보통 때보다 훨씬 흥분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거의 모든 스포츠 종목에 도핑(doping)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도핑이란 운동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호르몬제, 흥분제 등 금지약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많은 선수들이 금지약물 유혹에 빠지는 것은 약물을 복용하면 훈련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높은 기록을 보다 손쉽게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스포츠대회에서 높은 기록을 올리면 부와 명예가 따라온다.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하는 약물은 여러 종류다. △일시적인 흥분상태에 빠져 평소 이상의 운동능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흥분제’ △평정심을 유지하도록 돕는 ‘베타차단제’ △파워와 근육 증가를 위해 자주 복용하는 ‘근육증강제(아나볼릭 스테로이드)’ △통증 및 심리 억제 효과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마약성 진통제’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도핑은 일시적으로 운동능력을 높일 뿐 계속 복용하면 심장과 간 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각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오는 8·9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있고,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도 기다리고 있다.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운동선수가 뛰어난 기록을 달성했을 때 국민이 감동하는 것은 그들의 피나는 노력을 알기 때문이다. 모든 선수가 자신의 실력을 정정당당하게 겨루는 모습에서 국민은 대리만족을 느낀다. 다가온 대구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모든 선수들이 도핑 유혹을 물리치고 깨끗한 승부를 겨루기를 바란다.

 자료:한국과학창의재단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