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홈이란 TV나 냉장고·세탁기 등 다양한 가전기기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돼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집을 말한다.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95%를 넘어선 우리나라는 기기 간 네트워크 환경이 어느 나라보다 잘 갖춰진 상황이다. 그러나 진정한 스마트 홈이 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가전 기기들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홈시큐리티·홈오토메이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스마트 홈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기기 간 또는 기기와 웹을 연결해주는 통신 인프라가 활발하게 구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초고속 인터넷과 PLC·와이파이·지그비·지웨이브 등 다양한 통신 서비스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고 요금 하락 속도도 빠르다. 개별 기기도 이더넷·와이파이·블루투스·3G·와이파이 등을 통해 기기 간 연결이나 웹 접속이 어느 때보다 편리해지고 있다. 특히 기본적인 통신 기능을 갖춘 가전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스마트 홈의 전망을 밝게 한다.
LG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스마트 홈, 정보+헬스+그린’ 보고서에서는 스마트 홈이 정보·건강·친환경의 측면으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 스마트 홈은 기기 간 연결 수준에 머물러 있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콘텐츠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하는 장소, 원하는 시간, 원하는 기기에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소니·필립스 등의 가전회사가 콘텐츠 상호호환 국제인증인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 인증을 받은 제품을 활발히 출시하고 있다. DLNA 인증 제품은 2012년 3억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애플 앱스토어처럼 도서·영화·음악 등의 콘텐츠를 PC·휴대폰·오디오·TV 등에서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 홈은 또한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해주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가정용 의료기기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이 자료를 저장·분석하는 것이다. 이들 정보를 의사에게 보내 상담을 받거나 처방전을 발급받는 등 본격적인 홈 헬스케어 시스템도 등장하고 있다.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헬스볼트’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꼭 의료서비스가 아니더라도 건강한 수면을 돕거나 아기 양육을 돕는 등의 다양한 건강보조 시스템도 글로벌 가전기업 사이에서 출시되고 있다.
스마트 홈이 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에너지 절감이다. 에너지 소비형태를 적절히 통제하는지 하지 않는지에 따라 에너지 소비량이 최고 세 배까지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집 안 에너지 사용량을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은 물론이고 직접 사용량을 제어할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등장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소비자가 일일이 의식하지 않더라도 소비자의 생활 패턴을 파악해 알아서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해주는 똑똑한 에너지 절감 시스템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