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대지진 이후 일본 전자부품 업계가 해외 진출 전략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대만과 협력관계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은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발판으로 거대 중국시장과 차이완 파워의 교두보로 떠오른 데다, 우리나라와는 협력과 경쟁을 거듭하는 관심 지역이라는 점에서 국내업계의 한중일 삼각 구도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17일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회장 박완혁)가 대만 경제부 투자심의위원회 조사를 인용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일본의 대만 투자 건수는 총 19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6.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당 4000만달러를 초과하는 대규모 외국인 직접투자 21건 가운데 일본이 건수와 투자금액 모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일본의 대만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경제부가 잠정 집계한 올 하반기 외국인 직접투자 43건, 15억7000만달러 중 일본은 총 17건, 12억52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액 기준으로 일본이 무려 80%에 달하는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일본 최대 LCD 유리기판 업체인 아사히글라스가 9억달러를 투자해 대만 현지에 생산공장을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만 공업기술연구원 산하 투자회사인 ‘ITIC’는 현재 일본의 3대 금융그룹과 합자 투자회사 설립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어서 향후 양국 간 협력 관계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미 일본은 대만의 투자 국가 가운데 선두다. 지난 1952년부터 올해 5월까지 누적으로 일본의 대만 투자 건수는 총 6644건으로 전체의 23.1%를 차지했다. ECFA가 체결된 지난해에는 투자금액도 전년대비 67.6%나 급증하며 4억달러를 돌파했다.
이처럼 일본이 대만을 글로벌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중국시장의 교두보인데다, 한국 전자업계를 견제하려는 뜻도 있어 보인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일본 내 대기업 외에도 서비스업 및 중소기업들의 진출도 가시화하고 있는 추세다.
전자회로산업협회는 “대지진 이후 일본기업들이 한국에도 눈을 돌리고 있지만 대만과의 협력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면서 “국내기업들과 대만의 협력 방식도 장기적으로 발전 가능한 형태로 진일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