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옥계면 해수리튬연구센터가 지난 15일 준공식을 갖고 바닷물로부터 리튬을 추출하는 상용화 연구에 첫발을 내디뎠다.
리튬은 휴대폰·노트북PC은 물론이고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원료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연간 1만톤(6억달러) 가량을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지난 2000년 국토해양부의 5000만원짜리 R&D과제로 시작한 사업은 이제 우리나라 리튬 자급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시금석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극소량의 리튬…대량생산까지=바닷물에 녹아있는 리튬의 농도는 0.17PPM가량. 해수 1리터에 고작 0.17㎎의 리튬이 녹아있는 셈이다.
연구센터는 이 극소량의 리튬을 경제성을 확보해가며 대량 생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리튬을 추출하는 과정은 해수에 특수소재를 투입해 약 10~30일 동안 리튬을 흡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후 흡착제에서 리튬이온을 탈착하고 불순물을 제거한 뒤 농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최종 과정에서 리튬용액에 탄산염을 첨가하면 탄산리튬 결정이 생산된다.
이 분야 연구는 1980년부터 연구를 시작한 일본이 세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이번 실증연구를 기반으로 주도권을 잡는다는 목표다.
정강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해수용존자원개발연구단장은 “우리나라는 고성능 흡착제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회수율이 높다”며 “10년간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경제성 검토 및 확보에 주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성 확보가 최우선= 연구센터는 2012년까지 탄산리튬 대량생산에 필요한 상용플랜트 핵심공정을 개발하고 2014년까지 연 30톤 생산 규모의 탄산리튬 추출 플랜트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경제성이다. 현재 남미 등에서 들여오는 탄산리튬 가격과 비교했을 때 해수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비용이 월등히 높다. 하지만 리튬 수급이 점차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전망도 밝은 편이다.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할 2020년경 전 세계적으로 60~200만톤(탄산리튬 기준)의 수요가 예상되지만 육상광구 위주의 공급은 22~36만톤에 불과할 전망이다. 전 세계 매장량은 1400~2800만톤이지만 상업적 가채량은 410만톤 수준으로 향후 10년안에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때문에 육상광구에서 생산되는 리튬 가격이 상승하고 동시에 해수 리튬 추출 기술의 단가가 낮아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평가다.
최초 사업을 추진한 국토해양부와 민간기업으로 사업에 참여한 포스코도 2014년까지 각각 150억원씩 총 300억원을 투입해 대형 흡착제 개발과 해상형 실증 플랜트 건설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경제성을 확보해 상업생산이 가능해지면 우리나라는 첨단 산업의 쌀로 불리는 리튬의 주요 생산국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된다.
연영진 국토해양부 해양정책국장은 “해양자원 개발 의지가 높은 정부도 이번 사업에 관심이 크다”며 “상업생산 단계로 접어든다면 국내 수요 충당 수준인 2만톤에서 세계 리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규모인 10만톤 규모의 플랜트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릉=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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