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회장 황철주)와 한국여성벤처협회(회장 최정숙)가 지난해 7월부터 진행한 벤처7일 장터가 시행 1주년을 맞았다.
창업 초기 벤처기업인들의 시행착오를 줄여 올바른 벤처생태계를 조성하고 벤처선도기업과 초기기업 간 교류를 통해 벤처업계 동반성장을 유도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협회의 의지와 멘토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제2의 벤처붐 조성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현장감 있는 조언은 멘티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멘토링 확산의 계기가 됐다.
특히 창업 초기 어려움을 극복한 선도 벤처인들이 멘토로 참여해 생생한 경영스토리와 자신만의 노하우를 밝혀 후배 벤처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지난 1년간 벤처 7일 장터에는 총 264명의 멘토와 509명의 멘티 등 총 773명이 참가했다. 멘토 중 선도 벤처인은 전체의 30% 수준인 85명, 멘티 중 창업초기 기업인은 90% 수준인 449명에 달했다. 현장을 누비는 선도 벤처인과 창업 초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벤처기업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처음 벤처 7일 장터를 시작할 때 88명이었던 멘토 역시 1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해 현재 204명의 멘토풀이 갖춰졌다. 멘토 전문 분야도 경영에서부터 특허, 세무, 자금조달까지 다양해 벤처 7일 장터 참석으로 다양한 고민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벤처 7일 장터는 다양한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조언을 얻을 수 있다는 점 외에도 행사가 꾸준히 이어진다는 점이 초기 벤처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한 번뿐인 일회성 멘토링 행사로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생기는 많은 어려움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한 현실. 하나의 난관을 극복하면 다음 고비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훌륭한 멘토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초기 벤처인들에겐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1년간 12번의 멘토링 행사 중 10번을 참가했다는 한 벤처기업인은 “멘토들의 조언으로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다음 문제가 나타나는 일이 반복됐다”며 “그럴 때마다 벤처 7일 장터를 찾아 적절한 조언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 적절한 조언자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매달 거르지 않고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만날 수 있는 벤처 7일 장터가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멘토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이 가능한 벤처 7일 장터 덕분에 멘토와 멘티의 관계가 행사장에서 한번 스쳐지나가는 형식적인 관계가 아닌 신뢰와 정이 넘치는 인간적인 관계로 발전하기도 한다.
옥영선 WFGI연구소 대표는 “행사에 참여하면서 꾸준히 관계를 맺은 멘토들과는 고민이 생기면 밤이든 낮이든 상관하지 않고 편하게 연락하는 사이가 됐다”며 “벤처 7일 장터를 통해 생긴 인연으로 선도 벤처인들과 비즈니스가 아닌 인간적인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벤처 7일 장터에 멘토로 참가하고 있는 한 선도 벤처인 역시 “벤처 7일 장터에서 만난 멘티들에게 책임감도 느낀다”며 “정기적으로 얼굴을 보고 그들의 고민과 성장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만큼 단순한 후배 벤처인들보다 더 애정이 가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벤처 7일 장터가 단순히 멘티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멘티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멘토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기도 한다.
벤처 7일 장터 최다 멘토 참석으로 감사패를 받은 김성민 메모렛월드 사장은 “멘토링에 참가해 도움을 주는 것이 10이라면 배우는 것은 90”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선도 벤처인들은 누구나 사업이 언젠가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계에 달한 사업을 새로운 아이템으로 돌파해야 한다”며 “초기 벤처의 아이디어와 선도 벤처의 인프라를 접목하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을 벤처 7일 장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벤처기업협회는 향후 벤처 7일 장터를 참여 멘티가 사업아이템과 애로사항을 발표하고 이에 관심 있거나 문제 해결이 가능한 멘토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멘티의 사업계획을 들은 멘토가 관심 있는 멘티를 지명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고 이를 통해 선도 벤처와 초기 벤처 간의 투자와 협업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다소 비대했던 행사 규모도 축소했다. 1회 멘토 69명, 멘티 101명이 참가할 정도로 대규모였던 행사를 앞으로는 멘토 10명에 멘티 30명이 참가하는 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다. 멘토링 참가 기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또 멘토 만족도 평가를 통해 100명가량의 우량 멘토를 양성하는 것과 함께 전국 창업보육센터와 엔젤투자자와의 연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영수 벤처기업협회 본부장은 “지난 1년간 업계의 뜨거운 관심으로 벤처 7일 장터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며 “향후 더욱 효과적인 멘토링과 여러 지원을 통해 벤처업계의 도약을 위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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