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로 본 하이닉스 인수戰…안갯속 변수 많아

 “인수 이후까지 보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주가하락은 신경쓰지 않는다”-하이닉스 소액투자자 L씨.

 “통신 대장주로서가 아니라 새로운 모멘텀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증권사 펀드매니저 K씨.

 “M&A로 회사를 키워온 것은 인정하지만, 이번에 주주이익은 얼마나 고려했는지 모르겠다”-STX 투자자 M씨.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얽힌 SK텔레콤·STX·하이닉스 3사의 주가 흐름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계획보다 한주 늦춰 25일 시작되는 하이닉스에 대한 SK텔레콤, STX의 6주간 실사 과정에서도 향후 주가 등락은 인수가격 책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의 냉정한 평가란 점에서 3사는 향후 주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입찰의향서(LOI) 이후 나란히 약세= 지난 8일 LOI 마감으로 인수자가 SK텔레콤과 STX 양자 구도로 압축되면서 3사 주가는 모두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가장 드라마틱한 흐름을 보이는 곳은 역시 하이닉스다. 지난달 21일 매각공고가 날 때만 해도 당일 2.78%를 포함해 주간 10.71%나 주가가 뛰었던 하이닉스는 LOI 마감 후에는 단 2거래일 소폭 오른 것을 제외하면 모두 빠졌다. 지난달 27일 2만79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2만3000원대로 주저앉았다.

 SK텔레콤도 LOI를 제출한 8일 주가가 3.24% 하락한 것을 비롯해 지난 12일에는 장중 52주 최저가인 13만9500원을 기록했다. 중동계열의 재무적투자자와 함께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STX 역시 인수 의사를 밝힌 7일 5.45% 하락한 것을 비롯해 줄곧 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다만, SK텔레콤과 STX 양자 주가 흐름에서 뒷심은 SK텔레콤이 다소 우세한 상황이다.

 ◇“낙담도 낙관도 이르다”= 현재로서 3사 주가 전망은 인수 확정 만큼이나 단정짓기 힘들다. 변수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당장 2분기 실적이나 국제 시황 등에 따라 움직일 공산이 크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하이닉스 주가 하락에 대해 “매각과는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선진국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IT업황 불안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주가가 최근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는 것도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이 진정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여전히 전문가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최윤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 외국인투자자가 2% 가량 줄어든 것을 비롯해 최근 주가 하락 원인은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불확성 때문”이라며 “향후 재무적부담이 커질 것에 대한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STX도 그룹 본업인 조선과 해운업에서 어려움을 노출하고 있어 본업 정상화가 주가 회복의 우선 조건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작 유럽과 대련의 조선 수주실적이 적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업다각화 보다 본업에 집중해야 할 시기로 본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는, 실사를 통해 인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도, 자진 탈락자가 나올 수도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외국에 하이닉스를 팔지 않았던 결정이 우리 산업과 경제에 확실한 수혜로 돌아올 수 있도록 각 주체의 분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진호·이경민기자 jholee@etnews.co.kr

 

 표/하이닉스 매각 관련주 주가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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