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반도체 업체에 투자하라.”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 국내 반도체 업종에 대해 투자 비중을 확대하라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연말까지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증시전문가들은 오히려 지금이 반도체 업종에 투자할 적기라는 입장이다.
반도체 가격은 최근 2개월간 20%가량 급락해 40나노공정에서 생산하는 1G D램 현물가격이 0.82달러까지 내려간 상태다. 여기에 선진국 경기 회복이 더뎌지고 모처럼 시장을 주도하던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후속 모델 출시가 늦어지면서 모바일 D램가격까지 하락세에 있어 언제 수요가 회복될 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증시전문가들은 8월이 반도체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한다.
◇하반기 성수기 진입, D램 수요 늘 것=키움증권은 8월을 정점으로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진정 기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가격 하락세 진정 요인은 중국 국경절과 선진국 크리스마스 시즌 등 성수기와 신학기 특수 등에 따른 PC업체 재고 확충과 반도체 업체 감산이다.
김성인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일본 지진 여파로 PC 업체들이 3월부터 2개월간 D램 재고를 크게 늘렸지만, 예상밖 수요 부진으로 최근 2개월간 재고를 조정하면서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며 “재고조정이 이달 말이면 일단락될 것”이라고 말했다. PC업체가 하반기 중국 국경절과 미국·유럽 블랙프라이데이 및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재고 확충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와 경쟁하는 대만 업체의 감산 가능성도 D램 가격 하락 진정요인으로 꼽았다.
김 상무는 “난야와 이노테라, 엘피다 등 후발 D램 업체 원가경쟁력이 1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D램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D램 가격은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엘피다는 예정된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투자 조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D램 가격 하락해도 국내 기업 주가엔 긍정적= D램 가격이 추가 하락하면 국내 업체 이익 규모는 줄지만 향후 주가 전망은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하이닉스의 반도체 이익 하향 조정은 3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지만 양사의 경쟁력 강화로 저가 매수 시점이 다가옴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즉 선진국 경기 회복 부진으로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대만 등 후발 D램 업체의 감산 가능성이 커져 국내 업체 시장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란 시나리오다.
김 연구원은 “D램 가격이 상승하거나 후발업체 감산이 본격 논의되는 시점이 오면 주가는 상승곡선을 이미 그리는 중일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에 앞서 투자해야 하고 그 시점이 늦어도 8월이다”고 지적했다.
[표]삼성전자 및 하이닉스 주가 추이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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