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전 2분기 실적 보고를 마친 애플이 무려 762억달러(한화 약 80조4443억원)의 현금과 유가증권을 보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투자자 배당금 외에 나머지 현금을 애플이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현금과 유가증권 등 당장 현금화 가능한 금액이 762억달러에 이른다고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하루 전날 2분기 실적 보고에서 애플은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82% 성장한 285억7000만달러의 매출, 125% 성장한 73억1000만달러의 수익(주당 7.79달러)을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화로 약 30조1842억원의 매출과 7조7230억원의 수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의 2분기 보유한 현금 자산은 1분기(3월 회계연도)보다 15.8% 늘어난 것이다.
월드뱅크의 자료를 기준으로 애플이 보유한 현금화 가능 자산은 에쿠아도르, 불가리아, 스리랑카, 코스타리카 등 세계 126개국의 국내총생산(GDP)보다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0년 GDP가 1172조8000억원이었다.
애플은 이 현금 자산 중 일부를 투자자 배당액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솔라리스 에셋 매니지먼트의 최고 투자 책임자(CIO)인 팀 그리스키는 “배당을 지급받은 애플 투자자들은 다시 애플에 재투자하는 것이 자산을 불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팀 그리스키 역시 애플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현금 보유고가 높은 기업으로는 MS(609억달러), 구글(391억달러), 시스코시스템즈(434억달러) 등이 있다. 하지만 애플의 경우 장기차입금(longterm debt)가 하나도 없어 더 건실한 재정 기반을 이루고 있다. 또 애플 정도면 차입금 빌리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다.
미국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몇년간 경기가 침체되고 미래 전망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의 현금 보유 의지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애플이 기술기업을 인수하는 데 이 돈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텔에 이어 다음으로 인수할 특허 혹은 기업이 어디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애플은 지난 6월 MS, RIM 등 5개사와 함께 콘소시엄을 구성해 노텔 특허를 인수한 것이 올해 기업/특허 인수의 전부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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