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여파` 게임사 도쿄 떠나거나 절전 경영

 일본 도후쿠 대지진 이후 4개월, 국내 게임사의 일본법인이 도쿄를 떠나 오사카, 오키나와 등 일본 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도쿄에 위치한 기업도 전력공급난으로 인해 절전경영을 실시하는 등 일본 내 환경 변화에 분주한 상황이다.

 일본에서 ‘콜오브카오스’ ‘창천’ ‘프리스톤테일’ 등을 서비스하는 현지 퍼블리셔 아라리오는 지난 19일 일본 큐슈 남단에 위치한 오키나와로 본사 이전을 완료했다. 도쿄에는 마케팅 업무를 진행하는 소수 인력만 남기고 개발 및 서비스 인력 전원이 오키나와 센터로 이동했다. 대지진 이후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피해, 전력공급 문제 발생을 염려해 발 빠른 대처에 나선 셈이다. 아라라오는 NHN 출신 신상철 대표가 지난 2007년에 설립한 회사다.

 위메이드 일본법인인 위메이드온라인도 지난 5월 말 도쿄에서 오사카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회사 측은 일본온라인게임산업협회 권유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게임은 24시간 서비스가 이뤄지기 때문에 사무공간의 전력 사용 및 게임 데이터센터의 안정적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본 현지에서 ‘그라나도 에스파다’를 직접 서비스하는 한빛소프트 일본법인 HUE도 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를 국내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유라 HUE 대표는 “법인 자체의 이동은 생각하지 않지만, 온라인 서비스 연속성이 중요한 만큼 데이터센터의 안전성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면서 “소프트뱅크가 한국으로 데이터센터를 이전하는 계획을 밝혔듯이 게임 데이터센터를 김포나 부산 등 국내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한빛소프트는 도후쿠 대지진 당시에도 게임 데이터센터 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빠른 복구 및 정상적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NHN 등 국내 대형 게임사의 일본법인은 도쿄 이전 계획이 없지만 여름 전력난으로 인한 ‘절전경영’ 방침을 세웠다. 이는 도쿄도 전체적으로 경제산업청으로부터 15%의 절전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키지 않으면 벌금까지 물린다.

 NHN재팬은 7월부터 오는 9월 22일까지 절전에 동참해 사무공간 조명사용과 PC 전원시스템 관리에 들어갔다. 업무시간에도 50% 조명을 사용하고, 점심시간 동안은 소등이 이뤄진다. 엔씨소프트도 심야시간대에는 게임운영자인 GM 자리 외에는 전기 사용을 금하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 일본법인인 게임온은 냉방온도를 27도로 설정했다. 과거 온도 설정(24~25도)에 비하면 2~3도나 상향 조정됐다.

 네오위즈게임즈 측은 “사무실 직원들에게도 가벼운 복장으로 업무를 권장하고 있다”면서 “온라인게임 이용자를 대상으로 전력 피크타임인 오후 6시부터 7시 사이에는 PC 전원을 끄는 등 절전 협력을 부탁하는 공지글을 게시했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