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최근 정보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국산 소프트웨어(SW) 우대조건을 명시했다. 공공기관에서 주요 정보화 사업에 국산 솔루션 우대조건을 내건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국내 솔루션 기업은 ‘환영’을, 외산 솔루션 기업은 ‘유감’ 입장을 밝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방부가 최근 공고한 두 개의 사업 제안요청서(RFP)에 국산SW 제안 시 3점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국산SW 제안 우대조항을 명시했다.
국방부는 통합정보관리소 구축을 위한 ‘정보시스템 이전/통합 운영 인프라 설계 사업’을 발주하면서 RFP에 “국산 DBMS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RFP 내용을 살펴보면 “DBMS는 통합 단계별로 국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국내 학계 및 연구소 등의 전문가를 통해 검증한다”고 명시돼 있다.
국방부는 비슷한 시기에 공고한 ‘군수소요획득정보체계 구축사업’의 RFP에도 제안서 평가항목에 “국산 SW 중 GS인증제품으로 제안하면 4점, 국산제품이 아닐 경우 1점을 주겠다”고 밝혔다. 국산과 외산제품 평가 과정에서 국산 제품에 3점을 더 주겠다는 의미다.
SW 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 RFP에 이처럼 국산 솔루션에 가산점을 주겠다고 명시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술평가가 전체 평가의 90%를 차지하는 사업에서 3점 차이는 수주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큰 비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RFP에 이처럼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것은 국방시스템 데이터 보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외산 DBMS를 운용하다가 예기치 못한 장애가 발생하면 국가 주요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다. 외산 솔루션 유지보수 비용이 국산 솔루션의 두 배 이상이라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업계 반응은 두 갈래로 나뉜다. 국산 SW 업계는 이례적인 ‘국산 SW 우대’ 방침에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산 DBMS 업체 영업담당자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공공기관 RFP는 특정 외산 업체만이 제안할 수 있는 특화 기능을 명시하고 있어 국산 SW의 공공 프로젝트 진입장벽으로 작용해왔다”며 “이 조치는 국산 SW가 공공기관에서 참고사례를 발굴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산 솔루션 업체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특정 국산업체를 위한 불공정 입찰이라며 문제 삼고 있다. 외산 솔루션 업체 한 관계자는 “국산 제품에만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불공정한 처사”라며 “국방부의 사례가 다른 공공기관으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한다”고 말했다.
<표>국방부 정보화사업의 ‘국산SW 우대’ 제안 내용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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